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서 PERSPECTIVE 임상 공개
GCCS 점수 차이 없어…"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더 적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인지 기능 저하 유발 가능성이 기우로 밝혀졌다.
사쿠비트릴 성분의 네프릴리신 억제 기전이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침착을 유발, 인지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다른 효소를 통해 단백질 침착을 상쇄시킨 것으로 예측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현지 시간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개최되는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22)에서 엔트레스토 투약 후 인지 기능 변화를 살핀 PERSPECTIVE 임상 결과가 공개됐다.
알츠하이머 치매 유발 가설로는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과잉 축적될 경우 신경 독성 작용을 유발,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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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엔트레스토 성분 중 사쿠비트릴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분해 효소인 네프릴리신을 억제한다는 것.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엔트레스토 승인 당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영상으로 평가된 인지 기능 변화 효과를 평가하는 무작위 시험을 요구한 바 있다.
연구진은 심부전 환자는 일반 인구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높고 사쿠비트릴 성분이 네프릴리신을 억제한다는 점에 착안, 실제 그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심부전 및 좌심실 박출률이 약간 감소하거나 보존된 환자(HFmrEF 및 HFpEF)를 대상으로 발사르탄 단독 투약군과 비교에 들어갔다.
지난 12개월 동안 심부전으로 입원한 만성 증상성 심부전 및/또는 NT-proBNP가 200pg/mL 이상인 60세 이상의 성인이 총 592명의 환자를 1 대 1로 무작위 배정해 한쪽에는 사쿠비트릴/발사르탄(97/103mg 1일 2회) 또는 발사르탄(160mg 1일 2회) 투약했다.
3년간의 추적 관찰 결과 주의력, 일화 기억 및 실행 기능을 평가하는 글로벌 인지 종합 점수(GCCS)에서 두 그룹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491명의 환자에서 PET를 사용해 측정한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변화는 엔트레스토로 치료받은 환자에서 더 적은 경향이 나타났다.
엔트레스토는 발사르탄 대비 사망자 수(28명 대 39명)와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47명 대 61명)에서 더 적은 수를 나타내 상대적으로 우수한 내약성을 보였다.
연구 저자인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존 맥머레이(John McMurray) 교수는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을 사용한 증가된 대뇌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우려는 가설이 있었다"며 "반면 이번 연구를 통해 HFmrEF 및 HFpEF 환자에서 네프릴리신 억제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으로 인한 인지 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뇌에는 여러 효소 및 기타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경로가 존재해 네프릴리신 억제와 관련된 감소된 제거율을 보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엔트레스토가 PET 스캔에서 오히려 아밀로이드 침착이 감소하는 경향은 놀랍지만 우연한 작용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