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료진 개발 심장 스텐트 검사 지침 유럽심장학회서 소개

발행날짜: 2022-08-29 11:37:42 수정: 2022-08-29 11:38:46
  • 박덕우·박승정 교수팀, 발표와 동시에 NEJM 게재 '쾌거'
    공익적 임상 통해 결과 도출 "일괄검사보다 증상 따라 바람직"

국내 의료진이 심장 스텐트 시술 후 관행적으로 실시해 온 기능검사의 유효성을 규명해 의학적 가이드라인의 새 지평을 열어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박승정, 강도윤)은 29일 공익적 목적의 전향적 다기관 임상연구를 위해 국내 11개 병원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고위험 시술환자 170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시술 1년 후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시행한 환자군 849명과 정기검진 없이 표준치료만 진행한 환자군 857명을 비교 분석했다.

왼쪽부터 심장내과 박덕우, 박승정, 강도윤 교수.

이번 연구는 현지시간 지난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올해의 주목받는 연구'로 발표됨과 동시에 NEJM에 실시간 게재됐다.

환자들은 평균 나이 64.7세로 좌주간부 질환, 분지병변, 만성폐색병변, 다혈관질환, 당뇨병, 신부전 등의 해부학적 혹은 임상적 고위험인자를 최소 1개 이상 동반한 환자였다.

연구진은 시술 2년 후의 사망, 심근경색,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재입원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시행한 환자군에서 시술후 2년째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5.5%였으며, 정기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6.0%로 두 집단 간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통상적으로 관상동맥 중재시술 1년 후 시행하는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는 임상 의사들의 경험에 의한 권고사항이었으며, 시술 후 고위험 환자들의 스트레스 기능검사가 사망률이나 심장질환 발생률을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최근까지 밝혀진 적이 없었다.

고위험 환자에서 시술 1년 후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의무적으로 하기 보다 시술 후 가슴통증, 호흡곤란, 기타 재발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되었을 경우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의료체계의 적절한 운영에 도움이 되며 환자 안전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의료진이 주저자 혹은 교신저자로 참여한 NEJM 논문은 이번을 포함해 총 8편.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NEJM에 논문을 게재한 심장내과 박승정 교수를 필두로 관상동맥 질환을 치료하는 중재시술팀이 여섯 편, 판막질환을 치료하는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가 두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NEJM에 게재한 중재시술팀의 논문 6편에 박승정 교수가 모두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아시아 최초이며, 전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의 성과다.

박덕우 교수가 지난 28일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 모습.

NEJM은 전 세계 의과학자들이 얼마나 많이 논문을 인용하는지를 나타내 학술지의 위상을 반영하는 '피인용지수'(I.F)가 176.079로 실제 임상 의사들의 치료 지침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최고 권위의 임상논문 저널이다.

주저자이자 교신저자인 박덕우 교수는 "경험에 의존해왔던 관상동맥 중재시술 시술 후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의 유효성을 평가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라면서 "임상적 근거가 불확실한 검사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익적 의미가 매우 크며 실제 환자의 진료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관상동맥 중재시술 후 고위험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염려로 무증상임에도 정기검진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모든 환자가 필수적으로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받기보다 증상이나 여러 임상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검사 유무나 그에 맞는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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