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빈 학생(가톨릭 관동의대 본과 3학년)
본과 1, 2학년 시절 본과 3학년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청진기와 펜라이트를 가지고, 의사 가운을 입으며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동경하고는 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임상실습(PK)에 참여하는 어엿한 학생의사가 되었다. 임상실습 진입식에 참여해 꽃다발을 받으면서 설레면서도 묘한 감정을 느꼈던 나는 이제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실습생으로서 보냈다.
임상실습을 돌면서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막중함'과 '막막함'이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감정이었다.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의학 지식을 습득하고 문제를 푸는 것과 실제 환자를 보고, 지식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달랐다. 문제 속의 사례(Case)와는 달리 병원에는 실제 '사람'들을 마주하고, 소통해야 한다. 나의 판단이 누군가에게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실습을 돌면서 더욱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는 압박감에 짓눌린 채 병원에 출퇴근하는 나날이 많았다.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부족하게만 느껴지고, 졸업하고 나서도 이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우곤 했다.
불안했던 시간들도 경험이 쌓여가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실습생으로서 내 자신에 적응하고 있다.
격언을 보면 시간이 지나면 결국 괜찮아진다라는 의미를 내포한 경우가 많다. 그러한 말씀들 모두가 결국 왕도는 끝없는 노력과 경험을 통한 체화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아닐까?
특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의학이기 때문에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니만큼 비의료인보다 높은 수준의 지식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 내가 느끼는 막막함과 부담감은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의술을 펼치기 위한 의사가 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생각이 든다.
실습을 돌다보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단순히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장애물이 아닌, 나의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