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신현영 의원 개정안 지지 표명
"의료사고 따를 수밖에 없는 분만…국가가 책임져야"
산부인과계가 불가항력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상 재원을 100% 정부가 부담하도록 하는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14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성명서를 내고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 분만 의료기관이 30%를 보상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산부인과 기피과 현상이 심화하자 보건복지부와 재정 당국은 분만 의료사고의 분담금 30%를 10%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실이 없음에도 의사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사회는 분만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가 따를 수밖에 없는 의료 행위라고 강조했다. 실제 보건 선진국에서도 분만 10만 건당 15명의 산모가 사망하는 실정이다.
산부인과 기피과 문제도 심화하고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 인구 1000명당 전문의 증가율은 산부인과가 12.2%로 가장 낮다.
신규 인력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현장 의사 고령화가 진행돼 산부인과 전문의 평균 연령이 53세로 가장 높다. 다른 인기 과목 전문의 평균 연령은 48.1세라는 설명이다.
분만 인프라 붕괴도 목전인데, 전국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 숫자는 10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이 감소했으며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시군은 50여 곳에 달한다.
정부의 신속한 재정 투입 및 확실한 제도 개선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료기관 분담금을 없애지 않는 것은 부적절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액도 증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만 의료사고 관련 민사소송 액수는 10억 원대에 이르고, 병원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에도 합의 금액이 수억 원에 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사례도 강조했다. 일본과 대만은 신생아 사망과 뇌성마비 등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사고 보상액 전부를 국가에서 부담하고 있다. 배상 보험금 또한 뇌성마비의 경우 약 2억8000만 원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고,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보험금 약 2억8000원을 20년간 분할 지급한다.
의사회는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드러난 분만 인프라의 붕괴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치하는 것은 죄다"라며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을 100% 국가가 책임지고 그 보상 금액 또한 3억 이상으로 증가시켜 붕괴하는 분만 인프라 더는 방치하지 않길 고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