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회, 대한의학회 문의 결과 공개…"회원학회 아니다"
학회 내 정신과 전문이 있는지도 미지수…"회장부터 신경과"
SSRI 처방 규제에 대한 보건복지부 질의응답으로 불거진 입장차가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 자격 논란으로 비화했다.
8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는 학회라는 명칭만 붙어 있을 뿐 대한의학회에 속한 단체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진행한 'SSRI 항우울제 급여기준 관련 질의 및 응답' 이후 관련 처방 기준이 완화됐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을 겨낭한 지적이다.
우울자살예방학회를 중심으로 "SSRI 처방 기준이 완화됐으며 모든 전문과에서 이를 처방받을 수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우울자살예방학회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SSRI 처방 규제 완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우울자살예방학회 홍승봉 회장은 "그동안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야만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가정의학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과, 일반의 등 어떤 의사를 방문해도 우울증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과거 보다 20배 이상 좋아진다"고 전했다.
이에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우울자살예방학회 구성원 중 우울증 전문가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속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의학회에 문의한 결과 우울자살예방학회는 대한의학회 회원학회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소속 학회가 되기 위해서는 1단계인 회원관리위원회 심사에서 ▲학술대회 개최실적 ▲학회지 발간 실적 ▲학술 활동 평가점수 ▲의학학술지 평가 ▲회칙의 타당성 ▲기존 학회와의 중복성 ▲학문의 독자성 평가 등을 통과해야 하며 2단계 이사회, 3단계 평의원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우울자살예방학회는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또 홍 회장이 신경과 전문의인 것을 들어 우울증·자살 관련 전문 수련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 환자들이 전문적인 치료할 수 받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다"라며 "최근 몇 년간 정신건강의학과 개원이 전국적으로 증가해 우울증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졌다. 본 의사회는 정신질환 환자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당하지 않기를 간절한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