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통해 800병상 약속 이행 촉구…"근무 의사 절반 이상 퇴사"
응급·소아 의사 부재, 필수의료 불가…"매일 사직 고민, 희망을 달라"
국립중앙의료원(NMC) 봉직의사들이 의료인력 퇴직 행렬에 따른 필수의료 공백을 지적하며 신축 병원 병상 약속 이행을 호소하고 나섰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회장 이소희)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2022년 5월 한덕수 총리가 중대본 회의에서 밝힌 800병상 신축 약속을 정부가 지킬 것을 촉구한다. 이대로 방치하면 국립중앙의료원은 현대화 사업 전에 망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의협의회는 "한 총리가 밝힌 800병상 신축 약속을 정부가 어기로 기재부 축소 계획대로 본원이 지어진다면 코로나19 유행 동안 역량 부족으로 입원시키지 못했던 환자들은 신축 이전 후에도 여전히 치료할 수 없어 1조 1726억원짜리 실패작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들은 "인적, 물적 인프라 부족으로 치료 못하는 필수중증의료 환자가 더 이상 없도록 본원 8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되도록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상황은 최악이다.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필요한 환자를 치료할 의사가 1명으로 365일, 24시간 응급진료를 하고 있다. 해당 의사가 아프거나 휴가 중이면 응급 색전술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신생아 전담의사와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조산모와 미숙아 입원도 불가능하다. 소아 전문 외과의사 부재로 맹장 수술 등 소아외과 수술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소아심장과 신생아 뇌초음파, 폐이식, 산부인과 의사와 급성 뇌경색 의료팀이 없어 해당 질환 환자 진료 차질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의들은 "지난 5년간 전문의 절반이 퇴사했다. 퇴사 의사는 증가 추세로 올해에만 4명의 젊은 의사들이 희망을 포기하고 퇴사했다"며 "국립중앙의료원 주인은 저희(의료진)가 아닌 국민이다. 필수의료 공백 희생자가 되지 않게 책임져야 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일 사직을 고민하는 의사들이 희망을 가지고 일하고 싶어 하는 국가병원을 만들지 못한다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새로운 병원을 짓기도 전에 망하고 말 것"이라며 "축소된 의료원 현대화 사업 계획에 대한 전문 재검토와 지금 당장 전문의 확보 및 유지를 위한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재차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