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포드의대 의료진, 8만 여명 15년 추적 관찰 연구
"전립선 절제술·방사선치료·능동 감시, 사망률 차이 없어"
과잉진료 논란에 시달린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PSA) 검사와 관련해 15년 장기 추적 관찰 결과가 공개됐다.
PSA 검사에서 발견된 고위험군에 대한 전립선 절제술 및 방사선 치료는 치료 대신 예후를 지속 추적 관찰하는 능동(적극적) 모니터링 대비 전이와 장기 안드로겐 결핍 치료의 발생률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사망률에선 차이가 없었다.
영국 옥스포드의대 외과 프레디 C.햄디 등 연구진이 진행한 PSA 검사 후 수술 또는 방사선 치료 후 15년 추적관찰 결과 국제학술지 NEJM에 11일 게재됐다(DOI: 10.1056/NEJMoa2214122).
PSA는 전립선 내 세포에 의해 일차적으로 생산되는 단백질로 전립선암 선별검사, 전립선 조직검사 필요성 여부, 전립선암 재발 여부 등의 평가 지표로 활용된다.
문제는 PSA가 실제 사망률 저감 등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두고 의학계가 공방전을 벌여왔다는 점.
2012년 미국 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가 저위험 전립선암 스크리닝을 위한 주기적인 PSA 검사에 대해 과잉 진료·진단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정리했지만 이를 반박하는 연구 결과도 지속 발표되고 있다.
작년 미국비뇨기암심포지엄(2021 Genitourinary Cancers Symposium)에서 공개된 PSA 검사와 전립선암 발생률의 상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DOI:10.1200/JCO.2021.39.6_suppl.228) 역시 그 일환.
해당 연구에선 2008년부터 2016년까지 PSA 검사 비율은 61.8%에서 50.5%까지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10만명당 전립선암 발병은 6.4명에서 9.0명으로 40.6% 수직 상승, 검사 수 변화와 전립선암 진단 수는 시간 변화에 따라 선형적인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
새로 공개된 NEJM의 연구는 PSA를 통한 고위험군 선별 및 치료 개입이 예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지에 집중했다.
1999년과 2009년 사이에 영국에서 PSA 검사를 받은 50세에서 69세 사이의 8만 2429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에서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1차 결과)과 장기 안드로겐 결핍 치료의 원인, 전이, 질병 진행 및 시작(2차 결과)에 대한 결과를 비교했다.
국소 전립선암은 2664명의 남성에게 진단됐다. 이들 중 1643명이 치료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실험에 등록했고, 545명은 무작위로 능동 모니터링을 받았고, 553명은 전립선 절제술을, 545명은 방사선 치료를 받아 1610명(98%)에 대한 후속 조치가 완료됐다.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은 45명의 남성(2.7%)에서 발생했다. 능동 모니터링 그룹 17명(3.1%)에서, 전립선 절제술 그룹 12명(2.2%)에서, 방사선 치료 그룹 16명(2.9%)에서 발생했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은 356명(21.7%)에서 발생했으며, 세 그룹 모두에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전이는 능동 모니터링 그룹에서 51명(9.4%), 전립선 절제술 그룹에서 26명(4.7%), 방사선 치료 그룹에서 27명(5.0%) 발생했다.
장기 안드로겐 결핍 치료는 69명(12.7%), 40명(7.2%), 42명(7.7%)에서 발생해 능동 모니터링 그룹 대비 국소 치료 진행군에서 약 50% 발생률이 적었다.
능동 모니터링 그룹에서는 133명(24.4%)이 추적 관찰 끝에 아무런 치료 없이 생존했다.
장기 추적 관찰 결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혼재돼 있었다. 기준 PSA 수준, 종양 단계 또는 등급, 위험 계층화 점수와 관련해 전립선 암과 관련해 치료 개입에 따른 사망률에 대한 차이 영향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초기 전립선암 발견 이후 전립선 절제술 및 방사선 치료가 확고한 '정답'이 아니라는 뜻. 능동 모니터링과 같은 최소한의 개입으로도 비슷한 사망률이 나타난 만큼 적극적 치료 개입 여부에 대해선 의료진과 환자의 상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15년의 추적 조사 결과 전립선암 관련 사망률은 각기 시행된 치료와 상관없이 낮았다"며 "치료법 선택에는 국소 전립선암 치료와 관련된 이점과 해로움 사이의 절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실제로 작년 미국비뇨기협회(AUA)와 미국방사선종양학회(ASTRO)는 공동으로 전립선암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저위험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능동 감시 권고(권고 등급 강함)로 이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종욱 고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PSA의 효용성 논란은 PSA가 도입, 활용된지 30여년에 불과한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며 "아직도 PSA는 효용성에 대한 검증 단계로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고 경향성이 밝혀지면 보다 분명한 권고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효용성은 효과 자체만 놓고 판단한 것이 아닌,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판단한 부분이 크다"며 "국내에서도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PSA 관련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연구 결과가 공개될 예정으로 현재 시점에서 섣불리 효용성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