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경제적 가치 본다...학회 "잣대 평가" 강조

발행날짜: 2023-03-24 13:24:08 수정: 2023-03-24 13:27:07
  • 백신학회, 춘계학술대회서 경제성 평가 항목·방법론 모색
    생산성 증가, 감염 공포 감소 등 잠재적 가치도 반영 가능

코로나19의 위중증과 사망률이 낮아지며 백신 접종 권고 사항이 고위험군에 집중되는 가운데 예방접종의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에 조 단위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예방 접종의 경제적 실익 여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 신종 감염병 예방 백신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백신 평가 요소와는 다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24일 백신학회는 엘 컨벤션에서 21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백신의 경제성을 평가하기 위한 분석 요소를 모색했다.

2020년 이래 4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국민건강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은 예방접종을 받은 개인과 보건의료 영역을 넘어서서 사회경제적으로 광범위한 편익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백신학회는 엘 컨벤션에서 21차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백신의 경제성 평가 요소 및 방법론에 대해 검토했다.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독감 등 다양한 백신들이 광범위한 편익이 존재하는 만큼 기존 백신들의 가치평가 요소, 관점 및 이에 따른 효과 분석 항목을 반영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도 진행돼야 한다는 것.

이날 '코로나19 백신의 경제성 평가'를 발표한 김윤희 인하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앞서 상용화된 백신들의 경제성 평가 사례를 통해 고려해볼만한 분석 관점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경제성 평가를 수행할 때 분석관점은 누구의 시각에서 비용과 결과를 볼 것인가를 의미한다"며 "일반적으로 보험자 관점, 보건의료체계 관점, 사회적 관점 등이 있고 분석관점에 따라 분석에 포함되는 비용과 결과의 범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성 평가는 제한된 예산으로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의약품, 진단검사 및 치료법 등 의료기술에 대한 평가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며 "특히 정책적으로 경제성 평가가 신규 국가예방접종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분야의 의약품 및 중재법에 대한 경제성 평가 수행시 분석관점과 관련된 논의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과 같이 보건의료체계 밖에서 더욱 큰 편익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중재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점에서 효과 및 비용의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건의료체계 관점에서 건강 수준의 개선과 의료비용에 미친 영향만을 편익으로 본다면 실제의 경제성(비용효과성)은 과소 추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예방접종은 긍정적 외부효과가 존재하는 대표적인 보건의료서비스로 예방접종에 대한 광의의 가치 평가를 위한 노력들이 과거에도 있었다"며 "예방접종이 아니더라도 의료기술평가에서 광의의 가치 평가의 필요성 및 고려할 수 있는 가치 요소들을 확인한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Lakdawalla 연구는 보건의료 분야 경제성 평가에서 고려할 수 있는 잠재적인 가치로 기존 관점에 포함되지 않았던 (의료)비용 절감, 생산성 증가, 복약 순응 개선 외에도 불확실성 감소(진단검사의 경우), 감염의 공포 감소(감염병의 경우), 보험 가치(신체적·재정적 위험의 감소), 질환의 중증도 완화, 회복에 대한 희망의 가치, 선택의 가치, 형평성, 과학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되면서 기존에 보건의료체계 관점에서 수행돼 온 협의의 경제성 평가에 서 벗어나 보다 광범위한 요소들을 평가해야 한다"며 "이를 구체적으로 반영한 연구들이 발표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Bell의 연구는 백신의 가치 요소로 환자의 수명 연장,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보호자의 삶의 질 개선, 전파력의 변화, 항생제 내성 예방, 다른 중재법의 효과와 경제성 개선, 질병부담 감소, 형평성, 의료비용 감소, 환자의 생산성 감소 예방, 보호자의 생산성 감소 예방, 거시경제적 효과를 제시했다"며 "2022년 Fox 연구는 호주의 사회경제적 회복에 미친 영향에 중점을 둔 가치 평가를 수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독감 백신, HPV 백신의 긍정적 외부 효과 및 근거수준, 편익 회임기간(편익이 발생하기까지의 기간), 접종비용지원, 목표 질환 발생률에서 각각의 특성이 존재하는 만큼 코로나19의 특수성에 적합한 평가 잣대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예방접종은 보건의료 분야 다른 중재법에 비해 보건의료 부문 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편익을 어떻게 산출할지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예방접종에서 코로나19 백신 전략에 대한 평가 시 어떤 비용과 결과 항목을 포함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다른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비용과 결과 항목 범위를 확장한 광의의 의료기술평가(HTA)를 수행하기 위한 방법론 관련 연구들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 방법론적, 기술적인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 틀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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