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중병협 회장 출신 대거 참여…종병협의회 창립 배경보니
대형 대학병원 분원설립부터 의료인력난 등 정책 제안 의지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등 병원계를 아우르는 단체가 있음에도 지난 22일, 대한종합병원협의회가 창립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종합병원협의회(이하 종병협의회) 발기인으로 홍정용 전 병원협회장, 조한호 전 중소병원협회장, 이송 전 중소병원협회장 등 병원계 원로가 대거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초대회장에는 전 경기도병원협회장인 정영진 회장이 총대를 멨다.
종병협의회가 밝힌 창립 취지는 응급의료와 필수의료 및 지역 완결형 의료에 대한 정책제안. 무엇보다 대형 대학병원 즉, 상급종합병원 위주의 정책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커 목소리를 내겠다는 게 주된 목적이다.
종병협의회에 따르면 의료 인력난으로 병상가동률이 50%이하인 종합병원이 수두룩한 실정. 이처럼 수익은 줄어든 반면 의료진 인건비 및 기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고정비 지출이 커지면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 뜨거운 감자인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역전현상, 대학병원 수도권 분원 설립 등 현안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이 같은 현상 하나하나가 종합병원 경영난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영진 초대회장이 운영 중인 경기도 강남병원은 총 300병상 중 150병상만 운영 중이다. 높아진 간호사 인건비 부담으로 더이상 병상을 늘릴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정 초대회장은 "인건비, 의료재료 등 고정비가 대폭 인상되면서 병원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한호 전 중소병원협회장은 "대형 대학병원 위주의 정책으로 종합병원들은 혜택은 커녕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령, 응급실 케이타스(KTAS,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 도구)기준은 365일 응급환자가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하는 대형 대학병원에 맞춘 것. 정작 중소병원 응급실은 텅텅 빈 상태인데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라고 봤다.
조 전 회장은 "종병들은 즉시 응급환자를 받아 진료할 수 있음에도 KTAS규정에 맞추다보니 오히려 환자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의료현장 상황에 맞게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해서도 종합병원은 심장, 뇌질환 등 응급환자 시술 및 수술이 신속하게 가능해 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제도적으로 소외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산한국병원만해도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3명, 대학병원 수준의 장비를 구비하고 있어 응급 시술 및 수술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자신했다.
정 초대회장은 "응급실 뺑뺑이, 대학병원 분원설립의 폐해, 종병의 역할 등에 대해 다양한 정책적 제안을 해 나갈 것"이라며 "오죽하면 원로 병원장들이 목소리를 내겠는가. 병협, 중병협 이외 종합병원만을 위한 협의회를 창립한 이유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