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서 팩트시트 2023 공개
저항성 고혈압 진단-치료 망라한 진료의견서 개발
고위험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 조절률이 20여년만에 1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지침의 고도화 및 다양한 고혈약 약제의 등장이 기여한 것으로 대한고혈압학회는 다음 타깃으로 치료불응고혈압을 설정, 진단부터 치료를 망라하는 진료의견서를 개발했다.
3일 고혈압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추계국제학술대회(HYPERTENSION SEOUL 2023)를 개최하고 고혈압 팩트시트 2023(Fact Sheet 2023)와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진료의견서를 공개했다.
먼저 팩트시트는 학회 산하 고혈압역학연구회(회장 김현창 연세의대 예방의학 교수)가 1998~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2002~2021년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평균 혈압 및 고혈압 규모, 고혈압 관리 수준, 특수집단의 고혈압 현황 등으로 구성됐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28%, 30세 이상 성인의 33%가 고혈압에 해당돼 약 1230만명이 고혈압 인구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연간 약 1110만명의 고혈압 환자가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고혈압 치료제를 투약받는 사람이 1050만명, 치료를 꾸준히 받는 사람이 780만명이었다.
고혈압 유병자 중 인지율은 74%, 치료율은 70%, 조절률은 56%였다.
고혈압 치료자 중 60%가 2제 이상의 병합요법으로 치료받고 있으며, 전체 고혈압 치료자의 75%가 안지오텐신차단제, 62%가 칼슘통로차단제, 23%가 이뇨제, 15%가 베타차단제를 처방받고 있었다.
고혈압 치료자 중 67%가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에 대해 동반으로 치료받고 있으며, 고혈압 단독 치료자보다 이상지질혈증 및 당뇨병 동반 치료자에서 2제 이상 병합요법의 분율이 더 높았다.
65세 및 80세 이상 고령자의 혈압 조절은 2015년까지 개선되다가 이후 그 추세가 둔화됐다.
당뇨병 및 비만 유병자의 혈압 조절은 지속적으로 개선된 반면 만성콩팥병 유병자의 혈압 조절은 2015년까지 개선되다 이후 다시 악화됐다.
심뇌혈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의 혈압 조절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한편 올해 팩트시트부터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 고혈압 유병자들의 혈압 분포 변화를 처음으로 파악했다.
1998년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 2.4%만이 수축기혈압 130mmHg 미만,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으로 혈압이 조절됐지만 최근(2019~2021년)에는 그 수치가 28.6%로 1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현창 고혈압역학연구회장(연세의대 예방의학)은 "아직 고위험 고혈압 환자 중에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 90mmHg 이상인 사람도 47.6%나 된다"며 "이는 적극적 혈압조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고혈압 치료제를 아예 복용하지 않거나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서 혈압이 높은 사람이 400만명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팩트시트와 더불어 학술대회 기간에 맞춰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진료의견서를 공식 학술지인 Clinical Hypertension에 출판했다.
고혈압 환자 중 혈압 조절율은 71%로 대다수의 고혈압 환자들이 1~3개 약제의 복용 및 적절한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목표 혈압 이하로 조절된다.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도 혈압 조절이 안되거나 또는 더 많은 약제를 사용해야만 혈압이 조절되는 현상을 저항성 고혈압으로 일컫는데 고혈압 환자의 약 10~15%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저항성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다른 고혈압에 비해 1.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말기신부전증의 발생위험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서 위험하다.
5개 이상 약제를 사용함에도 조절이 안되는 치료불응고혈압(refractory hypertension)의 경우에는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5배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이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증대돼 2018년부터 질병관리청 지원 아래 저항성 고혈압 코호트가 수립돼 현재까지 15개 대학병원에서 약 1200명이 등록됐다.
김광일 정책이사(서울의대)는 "저항성 고혈압의 임상적인 중요성과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질병코드를 따로 분류해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국내 유병률, 예후 등 역학자료도 부족하고 저항성 고혈압에 대한 국내 진료지침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춰 학회는 고위험 고혈압인 저항성 고혈압에 대해 새롭게 주목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우고 적절한 진료지침서를 제공하기 위해 저항성 고혈압의 진단, 예후, 치료를 망라하는 진료 의견서를 개발했다.
신진호 학술이사(한양의대)는 "아직 국내 저항성 고혈압과 관련된 연구가 많지 않지만 저항성 고혈압의 예방, 진단, 치료 등의 연구 결과들이 더 생산되고 쌓인다면 국내 데이터가 반영된 더 적합한 진료지침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번 진료의견서 발간에 의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