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지에 웨어러블과 인공지능 활용한 검진 시스템 공개
코일 통해 실시간 위치 추적…"위염과 위암 조기 발견"
GPS 기능 없이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위장관 내에 가스를 확인하는 스마트 알약 기술이 나와 주목된다.
일종의 침습 행위인 내시경 없이 가스를 식별해 질환 유무와 증상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진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12일 국제학술지 셀(Cell)지에는 위장관 내 가스 식별을 통해 위염과 위암 등을 조기 진단하는 스마트 알약 기술이 공개됐다(10.1016/j.xcrp.2024.101990).
현재 위장관 내 가스 측정은 위염과 위암은 물론, 소화성 퀘양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등의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질환이 있을 경우 암모니아(NH3)의 수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를 통해 질환의 위치와 중증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침습적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서던 캘리포니아 비터비 공대(USC Viterbi School of Engineering) 야세르 칸(Yasser Kh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마트 알약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만약 알약을 삼키는 것만으로 이러한 가스 식별이 가능하다면 비침습적으로 질환을 조기에 알아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문제는 있었다. 지금까지 스마트 알약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기관에서 GPS를 통해 이를 알아내려는 시도를 이어갔지만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며 알약의 부피가 커진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아주 작은 센서를 알약에 부착하고 티셔츠에 자기장을 생성하는 웨어러블 코일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를 풀어냈다.
인공지능을 통해 훈련된 신경망과 이 코일의 상호 작용을 이용해 밀리미터 단위로 알약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야세르 칸 교수는 "지금까지 스마트알약의 가장 큰 난제는 바로 신체의 어느 부위에 있는지 정확하게 추적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웨어러블과 인공지능을 통해 매우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스마트 알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정확하게 가스의 양을 측정하고 심지어 원격으로 이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스마트 알약은 0%~20%의 산소와 0~100ppm 농도의 암모니아를 감지해 원격으로 이를 전송한다.
암모니아 측정값은 위염과 위암은 물론 소화성 궤양 등과 관련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동등한 수준으로 질병의 진단 수준이 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더욱이 이러한 수치가 의료기관으로 전송돼 의사의 진단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예약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야세르 칸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집에서 편하게 알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신체 어느 부위에 암모니아 가스가 존재하는지, 또한 얼마만큼의 농도로 있는지를 파악해 의사에게 전송할 수 있다"며 "비침습적 조기 진단의 매우 혁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