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간학회 진행을 맡은 AI 아나운서 인사드립니다"

발행날짜: 2024-07-17 05:30:00
  • 대한간학회, 월간 간학회 채널 진행에 인공지능 도입
    섭외·장소·시간 조율 줄어 효율↑ "정보 전달력도 상승"

"안녕하세요. 월간간학회 진행을 맡게 된 인공지능 아나운서입니다."

의학계 학회들의 홍보 방식이 고도화되고 있다. 블로그, 뉴스레터,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한 학회 소식, 연구 성과, 캠페인 진행 공유에서 더 나아가 이번엔 인공지능(AI) 아나운서까지 등장한 것.

외관뿐 아니라 미세한 행동, 표정까지 인간과 거의 유사하고, 전문 아나운서와 비슷한 목소리 톤과 발음을 가진 만큼 어려운 학술정보를 보다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학회 측의 판단이다.

16일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학회는 최근 인공지능 아나운서 도입을 결정하고 이를 학회가 운영하는 월간간학회 영상 채널 진행에 활용키로 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아나운서가 등장한 것은 2020년. MBN이 김주하 앵커를 인공지능 아나운서로 모델링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보도하면서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대한간학회가 도입한 인공지능 아나운서

특히 수년새 관련 서비스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제주도청도 올해 3월부터 뉴스 진행을 인공지능 아나운서 제이나에게 맡기는 파격을 선보인 바 있다.

인공지능 아나운서는 실존 인물을 모델링하거나 아니면 완전한 가상인물을 사용할 수 있고 텍스트를 입력하면 음성언어로 말해주는 TTS 기능을 사용한다. 아나운서의 의상이나 인간 고유의 제스처도 선택이 가능하다.

대한간학회 김문영 교육이사는 "학회의 홍보 채널, 방식이 늘어나면서 학회가 관리, 운영해야 하는 플랫폼도 늘었다"며 "최근 유튜브 붐이 일어나면서 동영상 채널 개설뿐 아니라 컨텐츠의 기획, 편집도 학회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여건상 출연자 섭외가 어려울 수 있고 특히 올해는 의-정 갈등 사태로 그런 현상이 더 심화됐다"며 "이에 학회에서 인공지능 아나운서를 도입해 월간간학회 진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회는 테스트 베드 성격으로 '가임기 여성과 B형 간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치료의 고민 타파', '간성뇌증 환자에서 항생제와 아미노산, LOLA의 역할' 세편의 컨텐츠를 제작해 반응을 듣고 있다.

김 이사는 "그간 월간간학회는 보통 두 명의 교수들을 초빙해 주요 연구나 학술적인 이슈에 대해 한명이 진행하고 한명이 설명하는 방식이었다"며 "장소, 일정 조율뿐 아니라 촬영팀을 불러 촬영과 편집을 맡기기 때문에 들어가는 인력·비용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인공지능 아나운서 방식은 업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학회에선 영상 컨텐츠 내용과 대본을 주면 인공지능 아나운서가 이를 실제 인간이 소개해 주는 것처럼 말해준다"며 "따라서 콘텐츠 제작의 시간이 단축되고 작업 효율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작업은 학회가 주요 주제에 대해 PPT 형태로 대본을 전달하면 업체가 인공지능 아나운서의 음성과 영상을 입혀 동영상 컨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학회는 인공지능 아나운서 업체를 쓰면서 비용을 50% 이상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 교수들이 출연했을 때는 신뢰감을 주지만 전문 진행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용 전달이 어색하거나 불명확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며 "반면 인공지능 아나운서는 명료한 발음과 어조로 내용을 전달해 컨텐츠 전달력이 더 올라갔다는 평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검수 과정에서 어색한 전문용어, 의학용어 발음은 교정을 통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바꾼다"며 "굳이 가상인물이라고 표현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인간과 흡사해 구독자들도 불편감 없이 주요 학술 내용을 들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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