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이 국가 경쟁력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의료정책연구실(실장 허대석)은 2일 "대학의 자율성을 부정하는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 변경은 의학교육과 공공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연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대병원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자원과 교수진의 자율성에 기인해왔다"며 "임상의학 교육 및 연구의 장인 대학병원을 의대와 분리하는 것은 의학발전을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실은 특히 의료시장 개방과 영리법인 허용 등 최근 급변하는 의료환경을 고려할 때 재투자가 가능한 사립대병원과 경직된 국립대병원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다며 복지부 이관에 따른 하향평준화를 우려했다.

이어 "국립대병원이 공공의료의 틀에서 적합하지 못한 점이 있으면 이를 개선하면 된다"고 언급하고 "따라서 소관부처 변경은 수련병원과 교육 및 연구의 자율성을 잃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연구실은 "공공의료체계가 정립된 영국도 대학병원의 자율성을 존중해 의료정책에 대한 협의기구로 운영하고 있다"며 "현 체제에서 정부가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국립대병원의 고유기능을 유지한채 공공의료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허대석 실장(서울의대 내과교수)은 "정부의 공공의료 확충 대책은 실패한 공공의료 책임을 국립대병원에 떠넘기겠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대학병원을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오인해 거위의 배를 가르는 접근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