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웅 회장 "의료계, 이게 뭡니까" 쓴소리

박진규
발행날짜: 2005-09-12 06:50:52
  • 사면초가 위기상황 진단...신뢰회복 노력 당부

"지금 의료계는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에 빠져있다."

우리나라 의학계의 수장이자 원로인 고윤웅 대한의학회장(관동의대)이 의료계를 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조용하고 깔끔한 성격인데다 현안에 깊이 관여하는 것을 꺼리는 스타일이어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진다.

11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차 서울특별시의사회 학술대회에 참석한 고윤웅 회장은 축사를 빌어 의료계가 내우외환에 빠져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단합과 사회적 신뢰회복 노력을 강조했다.

고 회장은 먼저 "교육부와 복지부 등 정부기관과 심지어 언론까지 우리 의료계의 적이됐다"며 약대 6년제와 일련의 교육과정 개편작업, 그리고 언론의 의사죽이기 보도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TV드라마에서 조차 한의원이 먼저 나오고 심지어 교통사고가 난 환자를 한의원에서 치료해주는 내용이 버젓이 방영되고 있으며, 법에서도 의료계에 '색다른' 판결을 내리고 있다"며 의료계에 배타적인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우려했다.

고 회장은 사정이 이런데도 의료계는 집안싸움과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그는 "나는 KMA 인터넷에 가지 않는다. 이곳에 올라오는 게시물들은 도저히 의사들의 얘기라고 볼 수 없다.의사회를 이끌고 있는 의사회 임원들의 고충을 알만하다"고 말했다.

연수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왜 하필 의사협회가 몇 평점씩 받아야 한다고 했는지, 우리를 올리려고 한 것이 스스로 발목이 잡는 꼴이 됐다. 공연히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500여개의 학회가 난립하며 '의사 부자되기'등 광고를 해대고 있다"며 이런 광고가 나갈 때 일반인들은 의료계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학회의 난립과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날 서울시의사회 학술대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소아비만, 노화방지, 내분비 등등 오늘 다뤄질 내용은 늘 곁에서 지니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이라고 보지만 이런 자리에서까지 다뤄지는 것이 우리 의학의 나아갈 길인지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고 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한 해법으로 의료계의 단결과 신뢰회복 노력을 제시했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의료계가 어떻게 인정받아야 하는지 걱정이 많다. 우선 의료계가 단결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신뢰회복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신뢰는 누가 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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