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의대생들, 넓은 세상에 도전하라"

이창진
발행날짜: 2005-10-15 07:25:26
  • 서울의대 강연서, 국제사회는 학벌보다 '능력' 중시

WHO 이종욱 사무총장
“온실 속의 화초로 자라나기 싫다면 세상에 당당히 도전하라”

세계보건기구 이종욱 사무총장은 14일 오후 모교인 서울의대 주최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졸업 후 다양한 진로에 도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이 총장은 “무엇을 하든지 ‘돈’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지 말았으면 한다”며 “열심히 공부해 한국의 최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경제적인 면을 가치판단에 최우선으로 삼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장은 “세계보건기구는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인종과 학벌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 사람을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며 능력을 중시한 국제사회의 평가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의대생들은 선배나 교수들이 꾸며놓은 곳에서 안주해 편안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경향이 있으나 신념이 있다면 집에서 반대하는 결혼과 직업 등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에 입각한 자유로운 삶을 제언했다.

이 총장은 “한 국가의 힘은 단순한 경제력이 아닌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공헌하는냐에 달려있다”며 “미국이나 일본, 스칸디나비안 등 선진국은 자국 GDP의 1% 이상을 후진국의 보건향상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해 한국의 미비한 국제기부 현황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끝으로 이종욱 총장은 “뒤돌아보면 폭넓은 세상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지나온 삶이 흥미로왔다”고 피력하고 “서울의대인으로서, 한국 의사로서 자존심과 긍지를 가지고 누구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후배들이 되기를 바란다”며 학생들의 패기와 열정을 고취시켰다.

한편, 예정시간을 훨씬 넘겨 2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이종욱 총장은 시종일관 유쾌한 발언과 답변으로 서울의대 대강당을 가득매운 300여명의 학생을 매료시켜 세계 보건계 수장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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