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병상증축 가열..복지부 "대책 없다"

안창욱
발행날짜: 2006-06-14 11:59:22
  • 서울 '빅5'에서 지방으로 급속 확산, "덩치 키워야 산다"

급성기병상 과잉 공급에도 불구하고 병상 증축 바람이 서울지역 대형병원에서 중대형병원과 지방대병원으로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급성기병상을 억제할 실질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대형병원의 병상증축 경쟁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개원한 흑석동 중앙대병원은 현 821병상을 1000병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14일 “지난해 개원후 560병상만 가동해 왔지만 점차 입원환자가 늘고 있어 일단 전체 병상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병상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병상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병원은 현 병원 부지 옆에 새 건물을 짓는 방안을 마련, 재단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중대병원은 재단의 승인을 거쳐 빠르면 올해 안에 시공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이 2007년 900병상으로 확충하고, 서울보훈병원 역시 2009년까지 1700억원을 투입해 800병상을 1400병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아산병원 등 서울지역 대형병원에서 시작된 병원 증축바람이 다른 중대형병원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지방 대형병원의 신증축 움직임도 서울지역 못지않다.

인천의 인하대병원은 제2병원 건립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제홍 원장은 얼마 전 “현 900병상 규모인 인하대병원은 지리적 여건상 확장이 어렵다”면서 “의료시장 개방, 의료광고 허용, 사보험 도입 등의 변화에 적응하고 정상급 병원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 제2병원을 포함해 1200여병상을 신설해 총 2000병상 규모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하대병원은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인구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제2병원 입지를 물색중이다.

이와 함께 경북대병원이 양산 제2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고, 인제학원은 부산에 800여병상 규모의 대병병원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제주대병원, 원자력의학원, 경희의료원, 한림대의료원, 연세의료원 등도 병원 신증축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어 이들 병원이 신규 공급할 병상만도 1만병상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급성기병상이 과잉공급되고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이렇다할 억제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따라 지역별 병상 수급계획을 마련해 각 시도에 통보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도시의 경우 급성기병상이 과잉공급된 상태여서 지난해 각 시도에 급성기병상 확충을 억제해 줄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정부가 강제력을 동원할 방법이 없고, 사실상 신고만 하면 병원을 증축할 수 있어 규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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