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건강' U-house, 서울대 의공학 구현

이창진
발행날짜: 2006-11-22 07:07:45
  • 심전도·혈압 등 실시간 측정...고령사회 최적환경

[현장취재]세계 최초 개발, 미래형 건강 아파트를 가다

21세기 고령 사회와 핵가족화에서 부모와 자녀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비단 의료기관 뿐이 아닐 것이다. 연로한 노인들의 독거생활과 맞벌이로 인한 아이들의 자립생활로 예기치 못한 신체의 이상이나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급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발맞춰 주택 모든 곳을 첨단 진단기기로 변화시켜 언제, 어디에나 건강이상을 알리는 미래형 웰빙 아파트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주거문화와 건강문화의 복합이라는 신조어 생성을 눈앞에 둔 미래형 아파트 ‘Ubiquitous-Health House'(이하 U-House)를 메디칼타임즈가 21일 단독, 방문해 개발된 시스템을 둘러보고 향후 발전방안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박광석 교수가 기자에게 'u-house'의 구조를 아파트에 설치된 TV 모니터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의대 생체계측신기술연구센터(ABRC, 센터장 박광석)가 이번에 개발한 ‘U-House'는 혜화동 로타리에 위치한 A 아파트 2층에 위치하고 있다.

기자가 아파트 문에 들어서며 받은 첫 느낌은 연구용 아파트라는 특성 때문인지 인간냄새가 없는 차가우면서도 겉모습은 일반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약간의 실망감이었다.

그러나 거실 안으로 들어서며 방과 화장실 등 모든 공간에 비치된 숨겨진 검사기기를 둘러보면서 첨단장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박광석 연구팀이 선보인 ‘U-House'는 소파에 비치된 방석부터 거실 천정, 화장실까지 거주자의 하루 일과 중 몸 상태를 실기간으로 점검해 TV 화면에 비춰주거나 타지에 떨어져 있는 보호자에게 전송해 이상여부를 알려주는 무구속, 무자각 건강계측 시스템이다.

이러한 연구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도 관심이 지대한 분야로 이들 국가들은 이미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유비쿼터스 관련 진단기와 부착된 조끼 등도 개발되어 있는 상태이다.

선진국의 주택 관련 연구는 심전도와 혈압 등의 생리학적 신호가 아닌 단순한 모니터링에 국한된 거주자 관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한국 의과학자가 개발한 ‘U-House'가 지구촌 제1호 생체계측 거주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BRC 신재혁 연구원이 박 교수팀이 개발한 신호전달 매트리스 침대에 누워 건강신호를 점검하는 모습.
국제특허로 선진국 수준 '압도'

지난 2003년 미래형 건강 주택 개발을 목표로 27평 규모의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연구에 필요한 기반환경을 조성한 박광석 연구팀은 해마다 거실과 침실, 욕실 등 집안 곳곳에 혈압과 맥박, 심장박동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기 개발에서 국제특허까지 빠른 행보를 진행시켜 왔다.

과기부와 한국과학재단 후원으로 2001년 우수연구센터(ERC)에 선정된 서울의대 ‘무구속 생체계측 연구센터’는 올해까지 2단계 사업을 성공리에 마치고 내년부터 3년간 건강과 복지, 생활, 산업 등 실용화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진이 구상중인 최종목표는 인체활동의 제한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인체기능을 진단할 수 있는 U-healthcare 계측기술 개발과 이를 건강과 의료, 복지, 생활 그리고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실용기술로 발전시키는 방안이다.

내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는 박광석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하여 서울아산병원, 충북대, 한양대, 한림대, 세종대 등이 분야별로 과제를 담당하고 있다.

이중 박광석 교수가 2단계에서 담당한 제3총괄과제는 ‘일상생활 중 생체 신호계측 및 진단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여 생체신호 무구속 모니터링 침대와 혈압측정 변기, 비접촉 심전도 방석 등을 개발했다.

ABRC 참여 연구진(06년 현재)은 의공학 10명, 임상의학 5명, 전자공학 3명, 의료정보 1명, 화학공학 1명 등 20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울의대와 충북의대, 한양의대, 울산의대, 세종대, 한림대, 대진대, 성신대, 디노프러스 등 9개 대학 및 기관에 소속되어 있다.

박광석 연구팀은 올해까지 산학 협력을 통해 수탁과제(6개)와 기술이전(8개사), 기술지도(23건) 등으로 기술이전료 수입으로 1200만원의 성과를 달성했다.

심전도와 혈압 등 거주자의 건강신호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어느 곳이든 전송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박광석 교수.
아파트 업체와 요양기관 '큰 관심'

올해 마무리되는 2단계 사업은 매년 10억원씩 정부출연금과 비협약과제 등으로 약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이다.

그동안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실적을 살펴보면, 총 논문 수는 66건으로 이중 46건이 SCI 등재됐으며 학회발표 논문 255건 중 146건이 국제학회에 발표되는 성과를 보였다.

더욱이 특허실적에서는 국내 출원 43건, 등록 16건이며 국제 출원 8건, 등록 2건 등으로 총 69건의 ABRC 연구기술이 국내외에서 출원 되거나 등록돼 선진국의 기술력에 손색없는 업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박광석 교수(서울대병원 의공학과)는 “2단계까지 모든 연구진의 끊임없는 열정으로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국제특허에 대한 비용문제로 서울대가 소극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국제화 시대에 경쟁력 있는 U-heathcare 개발을 목표로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U-House'는 국내 아파트 거주 인구가 50%에 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증가중인 상황을 고려한 아이디어로 변기와 목욕 중 심전도 측정, 방안에 설치된 수면중 코골이 검사, 천정에 위치한 평소와 다른 행동 측정 등 건강과 관련 모든 사항이 내재된 보이지 않은 의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 교수는 “미래사회는 노인인구가 급증해 아파트 건설업체나 요양기관에서 고령층의 건강과 의료, 복지를 겨냥한 첨단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동안 욕실이나 소파 등 일정 공간에 대한 유비쿼터스 기능에 만족해야 했으나 이번에 아파트 전체를 완전 무자각 건강 모니터링 주택으로 탈바꿈시켰다”며 ‘U-House'를 현재까지의 최대 업적으로 손꼽았다.

박광석 교수는 끝으로 "U-house의 필요성에는 정부와 기업, 의료계 모두 공감하나 문제는 이를 어떻게 현실화냐이다"라며 "기존 아파트보다 많은 예산이 투여되는 만큼 예산 책정과 지원을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의대 생체계측신기술연구센터는 최근 한국과학재단 심사진에게 ‘U-House' 등 2단계 업적을 보고하고 3단계 사업 추진에 대한 최종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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