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경쟁자 의원만은 아니다

주경준
발행날짜: 2004-12-13 06:09:28
12일 공보의협의회 주최로 열린 개원정보박람회에서 개원준비의사나 개원의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곳은 개원경영컨퍼런스가 열린 세미나장이었다.

한산했던 바로 옆 임상관련 세미나실과 대조를 이루며 경쟁에서의 생존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의사들의 경영에 대한 관심도를 새삼 느끼게 했다.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나 개원의사에게 자신이 경영하고 또 경영해야할 의원을 어떻게 활성하시키느냐가 지상과제인 셈이다.

폭 넓혀 전체 의료서비스를 놓고 보면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확대해 나가야하는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오래전 취재중 한 CEO로부터 "동네 제과점의 경쟁상대를 꼽는다면 누가 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생각없이 단순하게 인근 제과점이라고 답했다. 여기서 두번째 질문은 "그 경쟁 제과점이 문을 닫는다면 2배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었다.

질문의 의도가 둔한 본 기자에게도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두배는 안될 것 같다.

당시 들었던 복잡한 경제용어는 생각나지 않지만 고객은 어느빵집을 택할 것인지 보다 먼저 과일을 살지, 아이스크림을 살지, 빵을 살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본 기자 스스로 간과했다.

의료계에 접목해보면 병원과 의원 하나 하나의 경쟁력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계 자체 또는 의료서비스의 경쟁력이다.

의원이 폐업해 인근의원이 약간의 부가수익을 확보한 것은 서로 치열한 서비스경쟁을 통해 상생하는 것과 비교해서는 의료계 전체 경쟁력을 볼때는 마이너스다.

특히 전문가 집단일수록 특정분야의 독점적인 지위를 갖다보니 타 업종과의 경쟁에서 늘 자유롭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경쟁상대가 다소 적을 뿐이지 없을 수는 없다.

예로 의약품이라는 독점재화를 갖고 있는 약국의 경쟁상대는 꽃집과 과일가게일 수 있다.

의원의 경우도 매번 경쟁구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미미하게 나마 공통분모를 갖게되는 경우는 적지 않다. 20년전 목욕탕은 감기환자의 의원방문을 줄이는데 일조했으며 지금은 미용실부터 시작해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 않았다.

개별의원들이 각계전투를 펼치며 타 업종과의 경쟁력 우위를 위해 일요일을 마다하지 않고 경영강의를 들으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료시장의 개방이라는 언젠가 넘어야할 산을 생각하기에 앞서 의료서비스가 독점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기위해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고민할 때다.

의사협회 등 각 단체는 그 중추다. 정부와 수가협상과 제반의 갈등 또는 약계와의 일부 사라지지 않은 반목에 너무 많은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나 싶다.

의료서비스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수성과 방어가 아닌 공격적 확대를 위한 대대적인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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