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급여중지약이 급여가 된다?

장종원
발행날짜: 2009-04-20 06:43:43
정부의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보험급여가 안되는 의약품이 보험급여가 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석면탈크 함유의약품 파문이 터지자 복지부와 식약청은 지난주 초 관련 의약품 1122품목에 대해 보험급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석면탈크 불검출 기준이 적용되기 전인 4월3일 이전 제품에 대한 것으로 4월4일 이후 품목에 대해서는 급여가 유지된다.

하지만 4월3일이전과 4월4일 이후 생산품을 처방을 하는 병·의원이 일일이 알 수 없는 일. 일선 의료기관의 혼란이 예상되자 정부는 새로운 대책을 내놨다.

우선 석면탈크 함유 의약품을 처방해, 급여를 청구하면 4월4일 이후 제품을 처방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사후관리를 통해 이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의문은 제기됐었다. 정부가 의약품의 날짜에 따른 급여/비급여 여부를 사후관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사실상 말로만 급여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명목상으로나마 있던 '사후관리'마저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급여중지 조치로 병·의원들이 해당 의약품의 처방 코드를 삭제하는 일이 발생하자, 순식간에 영업망을 잃어버린 제약사들은 반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식약청에 석면불검출 의약품을 생산했다고 신고절차를 거친 제약사의 약들은 처방에 따른 사후관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의사와 의료기관들은 삭감을 염려하지 말고, 기존 의약품을 사용하라고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석면탈크로 인해 보험급여가 중지된 의약품이더라도 의사가 처방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더러 삭감의 염려도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물론 간단한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사실상 석면탈크 함유 의약품의 관리를 포기한 수순을 보면 왜 애초에 판매·유통 및 보험급여를 중지했는지도 의문이다. 단지 국민들의 우려를 막기위한 면피성이 아니었나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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