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정책은 마무리가 중요하다

발행날짜: 2010-06-24 06:44:51
최근 교과부가 의사양성학제를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안으로 결정한 것이 알려지면서 의학전문대학원들이 잇따라 의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전원을 필두로 연세의대, 고려의대, 성균관의대 등 주요 의전원들이 이미 의대 복귀를 공식화했으며 지방의 의전원들도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 의전원을 운영중인 대학은 27곳. 이중 병행체제로 운영중인 곳이 12곳에 달한다.

이들이 병행체제를 유지해하며 양다리를 걸쳐왔던 이유는 하나다. 만약 교과부가 의전원 체제를 강행하지 못할 경우 의대로 돌아가는 길을 열어놓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최근 완전히 의전원으로 전환했던 대학도 일부는 의대로 회귀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교과부가 자율선택을 발표할 경우 의전원으로 남을 대학은 불과 몇곳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의전원 제도는 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지속된 문제아였다. 하지만 교과부는 이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이를 강행했고 결국 상당수 대학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의전원 체제로 돌아섰다.

하지만 갖가지 부작용이 드러나고 주요 의전원들이 의대 복귀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결국 교과부는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며 한발짝 물러났고 결국 의전원들이 잇따라 의대로 돌아서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의전원 제도는 도입 5년이 지나는 동안 갖가지 문제점이 나타나며 그 한계를 드러냈다.

우선 등록금이 1천만원대로 크게 올랐고 의대열풍과 사교육을 막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대형 의전원 학원이 성장하며 또 다른 입시제도가 생겨났다.

특히 이공계 우수 자원들이 사실상 학업을 포기하고 의전원 입시에 매달리면서 이공계 학과들이 크게 흔들리는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다.

교과부가 강경노선에서 한발 물러나 자율선택을 보장하고 나선데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의사양성학제가 최근 몇년간 큰 변화를 겪으면서 가장 혼란을 겪고 피해를 입은 것은 수험생들이다.

불과 5년만에 의대가 의전원으로 전환되고 다시 의대로 돌아가면서 수험생들은 이중, 삼중으로 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혼란을 겪고 있고 바늘구멍이 된 의대를 돌아 의전원으로 가닥을 잡은 수험생들은 주요 의전원들이 의대로 돌아가겠다고 발표하자 망연자실하고 있다.

교육은 100년지 대계라고 했다. 특히 현재 가장 우수 두뇌들이 몰리고 있는 의학계 입시이기에 의사양성학제는 국민건강은 물론,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방향타가 된다.

만약 이러한 방향타를 잡는데 일부 실수가 있었다면 빨리 되돌려야 하며 이에 대한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방향으로 항해를 지속한다면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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