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 공정경쟁규약 등으로 제약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동종 업계끼리의 상호 비방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 매출 확대를 위해 타사의 리베이트성 판촉 활동을 폭로하는가 하면 경쟁사가 처한 어려움을 이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 모 제약사 임원은 "먹고 살기 힘들다지만, 동종업계 종사자끼리 비방하는 것은 상도의를 어긴 행동"이라며 "두말할 것도 없이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최근 공정위 조사도 내부 고발보다는 경쟁사 고발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짜 리베이트를 뿌린 기업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단지 매출이 늘고 있다는 이유로 시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른 모 제약사 관계자도 "은근슬쩍 경쟁사 약점을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꼭 있다"며 "무심코 내뱉은 말로 인해 정부 조사 등이 이뤄진다면 그 회사는 (리베이트 여부를 떠나)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사가 처한 어려움을 이용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사례도 많았다.

다국적 모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자사의 모 제품에서 불량이 발생, 병의원은 물론 도매, 약국까지 공문을 돌리고 자발적 회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며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회사 직원들이 자발적 회수에 들어간 약이 크게 문제없으니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행동까지 보인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의약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에서 말도 안되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제약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지면서 상호 비방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