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 안전성 눈감은 전문가들 비윤리적"

안창욱
발행날짜: 2011-01-24 06:48:51
  • 보건연, 의평위 비급여 연장 결정 강력 비판 "선 시술중단"

21일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이하 의평위)가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에 대해 전향적 수술 성적 평가를 전제로 2012년까지 한시적 비급여를 연장하기로 결정하자 비윤리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카바수술의 수술성적 평가 연구를 수행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배종면(제주의대 교수) 임상성과분석실장은 23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평위가 비윤리적 결정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21일 '카바수술 전문가자문단'이 카바수술의 쟁점사항을 검토한 결과를 심의하고, 2012년까지 조건부 비급여를 연장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카바수술 전문가자문단은 카바수술 부적합 환자(적응증)가 397명 중 39명이며, 수술 후 심내막염 발생 환자가 16명(1년 3.99%), 재수술 환자가 20명(1년 4.31%), 수술 후 잔존 질환이 있는 환자가 49명(12.3%)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배종면 실장은 "의평위는 카바수술 적응증이 되지 않는 경한 환자를 수술한 점을 확인하고도 윤리적 판단이나 행정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전문가자문단 위원이나 행정 담당자의 비윤리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하고 나섰다.

특히 의평위는 "카바수술이 기존에 검증된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연구가 전수조사가 아닌 단기간의 후향적 추적연구이고, 중증도가 보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 배 실장은 "카바수술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심장학회, 동료 의사, 보건의료연구원이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통상적인 의료행위로 인정해 수백명의 환자에게 시술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카바수술이 기존 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성이 낮다고 확인한 만큼 안전장치가 확보될 때까지는 해당 시술자의 일체 의료행위를 중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의평위가 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보고서가 후향적 연구이기 때문에 안전성을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한 대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배 실장은 "감기약 중 PPA성분으로 인한 문제를 확인한 것도 후향적 연구"라면서 "대부분의 유해사례 발견 및 중단에 대한 행정 결정은 후향적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향적인 연구 자료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 판단을 유보한다는 것은 의사 결정에 참여한 자문위원과 행정 담당자의 비전문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2009년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보건의료연구원과 실무위원회는 ‘전향적 연구’를 수행하도록 건국대병원에 요구했지만 병원측이 IRB를 통과한 연구계획서 제출을 거부해 일단 후향적 연구를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심평원은 'IRB 통과가 필요없다'거나 '임상시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의료행위의 연장선 상에 있는 문제다'는 식으로 문제를 호도해 왔는데 의평위는 이날 2009년 보건의료연구원이 전향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과 동일한 결의를 했다"고 분명히 했다.

건정심이 2009년 카바수술에 대해 조건부 비급여 결정을 내린 지 1년 6개월여 동안 공적인 수술성적 평가 고시 사항을 따르지 않고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한편 송 교수는 의평위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송 교수는 이날 "의평위의 CARVAR 수술에 대한 결정은 전문위원 여러분이 모든 관련 자료를 철저히 검토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한 결과"라면서 "저는 이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심사에 참여한 전문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 세계 무대에서 국위를 빛낼 것과 저와 처가 갖고 있는 카바 관련 주식과 기술료 등 모든 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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