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만 많은 수련제도 개편안…산으로 가나

발행날짜: 2011-05-23 06:40:48
  • 출발선도 못 그은 채 제자리 걸음…"아전인수 상황 심각"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주도하고 있는 수련제도 개편 작업이 표류하고 있다.

각 단체가 제시하는 대안이 제각각인데다 인턴제도 폐지 등 원론적인 부분까지 이견을 보이면서 방향성조차 흔들리고 있다.

병협-의학회, 인턴제도 효용성 두고 논란 가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2일 개최한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을 위한 공청회에서도 의견차가 여전했다.

대한병원협회 이혜란 수련·평가위원장은 "수련제도 개편은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인턴제 폐지가 전문의 제도 개선에 중요한 부분인지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제도 폐지를 통한 수련기간 단축을 골자로 하는 의학회의 개선 방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의견이다.

이 위원장은 "병협에서 전공의와 수련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인턴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며 "과연 인턴제를 폐지하고 NR1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확실한 대안인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대한의학회 박완범 수련교육위원장은 시간 대비 효율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에 맞섰다.

박 위원장은 "설문결과 해석은 신중해야 한다"며 "지금 나에게 인턴제도가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할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은 과연 인턴제도가 1년이라는 시간을 들일 만큼 효율적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며 "도움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지금와서 논할 문제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수련제도 개편 필요성은 동의…각론은 동상이몽

다른 단체들도 수련제도 개편의 필요성에는 공감의 뜻을 표하면서도 단체의 이익에 반하는 방안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백휴 책임연구원은 "의협도 인턴제의 문제점은 충분히 공감하며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문제는 현실적인 부분에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인턴 폐지에 대한 대안으로 PA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는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라며 "수련제도를 개편하는데 있어 수련병원들의 인력난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인턴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막지 않겠으나 대안으로 PA 등을 내세워 이를 합법화 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인턴제도 폐지 등에 대한 논의보다 전공의들의 근무시간과 잡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전협 김충기 기획이사는 "전공의들의 근무시간과 잡무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련제도 개편의 의미가 없다"며 "인턴제 폐지 등에 대한 논의보다는 업무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국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대표자 연합 안치현 의장은 수련제도 개편 논의에 학생들의 의견이 제외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데 발언 시간을 썼다.

한발 물러선 복지부 "의료계에서 합의해라"

수련제도 개편의 키를 쥐고 있는 복지부는 각 단체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자 한발 물러서 관망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정우진 사무관은 "수련제도 개편 논의가 인턴제도 폐지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복지부는 인턴제도를 꼭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겠냐"며 "이러한 대안을 의료계에서 제출해주면 복지부가 충분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병·의원 기사

댓글 1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 국가적낭비 2011.05.23 10:05:51

    대학병원 인력착취위한 수련제도
    인턴도 근로기준법 52조에 맞게 시키던가 아니면 대학병원 경영을 위해 착취하지 말고 폐지시켜야 한다.

    외과전문의가 필요해서 수련제도를 운영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학병원의 외과 수술보조와 중환자실, 응급실 잡무를 맡길 인력이 필요해서 외과수련의를 필요로 하는 것인가?

    어차피 1차의사로 살아가기로 한 대부분의 1차의사에게는 한평생 위암,간암, 간이식 수술 할 일없고 개인이나 국가나 엄청난 낭비이다. 대학병원이란 곳의 경영을 위해서 이런 엉터리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1차 외과의사와 3차병원 외과의사는 완전히 다른 길이고 다른 삶이다.
    수련과정 지금 현실에 맞게 개혁되어야 한다.
    1차의사의 교육까지 병협에서 주관하는 것은 잘못되었고 3차의사의 롤모델은 대학병원 교수이므로 병협이 수련을 주관하고 , 1차의사의 롤모델은 성공한 기존 1차의사이므로 각과 개원의협의회에서 주관하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며 자신의 롤모델인 기존 1차의사에게서 도제식 교육형태로 전수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전공의는 병원경영의 없어서는 안 될 착취인력인 지금까지의 한국의료의 기형의 모습에서 수련과정을 대학병원 운영하는 인력착취의 수단으로 이용해 온 한국의료계의 개혁이 기본전제이고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의료전달체계 무너지면 국가의 의료는 아비규환이 될 것이다.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