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포괄수가 개편, 정부-의료계 빅딜 하자"

발행날짜: 2012-02-02 06:33:30
  • 박민수 보험정책과장 제안…병협 "적정 수가 보장이 우선"

"포괄수가제로 지불제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부, 가입자, 공급자가 모여 큰 틀의 빅딜을 해야 하지 않겠나"

포괄수가제와 같은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정부와 공급자 간 큰 틀의 '빅딜'을 통해 수가 적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공급자가 무조건적으로 저수가를 감내하는 방식으로는 의료 복지 수준의 제고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의료 행위의 보상 수준을 객관화, 공식화 하는 합의가 선행돼야 것이다.

1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대한병원협회, 국회 미래성장동력산업연구회 주최로 '미래의료복지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보건당국과 의료기관, 시민단체 등 참석한 토론자들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 확충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세부 방안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특히 병원협회는 원가에 못미치는 수가 때문에 비급여의 급증 등 왜곡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복지부는 포괄수가제로의 지불제도 개편과 함께 종별 가산율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먼저 정영호 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의 보장성 강화는 한계에 도달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장 힘든 건 최근 5년간 보장성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부가 필요한 재원을 지출 합리화를 해서 만들었다는 것이다"면서 "제공해야할 총 서비스의 양은 엄청 늘었는데 의료계는 2% 이상 수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비급여가 늘고 있는 것은 병원 경영을 위한 의료기관의 자구책이라는 것. 병협 등 의료계도 원칙적으로는 보장성 확대에 동의하지만 보장성 강화와 함께 급여만으로 병원이 운영될 수 있는 구조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영호 병원협회 보험위원장
정 위원장은 "국민의 반대 여론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보험료는 7% 정도 올려야 한다"며 "급여 확대 시에 원가를 보장해 주지 않으면 그 서비스가 죽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가를 지켜주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하게 만들면 가격이 낮고 효율적인 서비스는 죽고 효율에 비해 가격이 높은 서비스만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 정 위원장의 판단이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포괄수가제는 병명으로 (가격을) 퉁치기하는 것이다"면서 "이렇게 하면 다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만 수가를 제대로 안주면 의료의 질 저하 등 환자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에 지불제도 개편에 앞서 원가 보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복지부 관계자도 저수가로 인해 의료 왜곡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을 나타냈다.

박민수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정부가 저수가 정책을 끌고 오면서 의료계는 비급여 영역을 통해서 수익을 보존해 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지불제도 개편할 때 빅딜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병원이 인력과 장비를 써서 의료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관이라면 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 수준을 객관화, 공식화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박 과장은 "행위별수가제에서 포괄수가제로 가는 것은 단순한 지불제도의 변경이 아니라 비급여 영역에 묶여 있던 것이 포괄수가제와 함께 급여화가 된다는 뜻이다"면서 "이 과정에서 정부, 가입자, 공급자가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큰 틀의 빅딜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공급자에게 저수가를 감내하라는 방식은 의료를 왜곡시키는 것으로, 이를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불제도 개편할 때 인건비 등 수가가 적정치 않은 부분을 한 순간 털고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지불제도 개편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이를 큰 틀로 선택하고 세부 항목으로 (수가 적정성 등) 이런 것들을 논의하고 반영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전달 체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종별가산 제도의 개편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과장은 "종별가산이 종류도 복잡하고 원칙도 많다"며 "병실 크기, 대상에 따라서 나누고 있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은 병실이 많으면 가산율을 더 받는 구조로 이는 의료자원이 희소할 때 병원의 투자를 촉진할 수단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제도 취지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

박 과장은 "종별 가산을 개편한다고 하면 상급은 입원과 같은 고난이도를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1차 기관이 외래를 많이 보면 이익을 보고 상급은 입원을 많이 보면 이익이 되도록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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