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비리어드 단독요법 혼란 증폭…"명확한 기준 시급하다"
만성 B형간염보유자 A씨는 '제픽스(라미부딘)' 내성이 있어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 1mg' 단독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제픽스 내성에 같은 뉴클레오사이드 계열 바라크루드를 쓰는 것은 내성 등의 문제로 전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지금은 쓰지 않는 추세지만 A씨는 어쩔 수 없었다.
경제적 여건상 한달에 20만~30만원하는 병용요법은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바이러스 역가를 낮은 쪽에서 유지할 수 있는 단독요법이 최선이었던 것이다.
이에 A씨 담당 B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수년전부터 국내 출시를 학수고대하던 B형간염신약 '비리어드(테노포비어)'가 지난해 12월 급여 출시됐기 때문이다.
B병원 교수는 당장 A씨에게 '비리어드' 단독요법 처방을 내렸고 3개월 후 A씨는 DNA가 음전화됐다.
하지만 심평원은 이 환자에 대한 '비리어드' 처방에 대해 삭감 조치를 취했다.
B병원 교수는 "심평원이 환자 DNA가 음전됐는데도 이걸 보지도 않고 삭감 통보를 내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비리어드 출시 후 삭감사례가 빈번해지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 삭감사례가 많아지고 장기화될수록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보이는 약을 복용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A씨는 "B형간염환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우리에겐 한달에 20만~30만원을 내고 병용요법을 받을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병용을 종용한다. 비리어드로 바꾸고 한달에 7만~8만원의 약값으로 증상이 호전됐는데도 말이다. 안 듣는 약을 다시 복용하라는 소리와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B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최신지견을 인정하지 않는 심평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상황은 기존 약제를 비리어드 단독으로 바꾸면 대부분 삭감이다. 인정받으려면 이의신청을 내서 케이스 별로 설득시켜야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양쪽 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니 처방낼 때 불안하다. 삭감 자주 당하는 의사를 어느 병원에서 좋아겠느냐. 최신지견에 맞는 진료를 하려고 해도 삭감이 신경 쓰인다. 기본적인 의학적 양심조차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명확한 기준 제시'만이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 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떤 경우에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교체할 수 있는가
내성이 많은 제픽스 단독 복용 환자라도 잘 들으면 그대로 간다. 환자마다 맞는 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성이 생기거나 부분 반응이 보이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약으로 바꾸는게 맞다.
약 바꾸는 기준은 크게 3가지다. ▲내성이 있거나 ▲B형간염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거나 ▲잘 듣고 있지만 병용을 하는 경우 등이다. 병용은 잠재적 부작용 위험도 높고 경제 부담도 높기 때문이다.
비리어드 출시 후 소화기내과 교수들이 이런 경우에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바꾸고 있다.
심평원은 비리어드 처방 변경을 다약제 내성 위험 증가로 본다
이해한다. 하지만 발생하지 않을 걱정이다. 다약제 내성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아주 높은 역가의 바이러스 혈청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의사들이 어떻게든 환자 상태 안정화를 위해 여러가지 병용을 썼기 때문이다.
아주 높은 역가의 바이러스 혈청을 가진 환자는 병용이 맞다고 보지만, 아니라면 비리어드 단독으로도 충분하다. 바이러스 혈청 10에 6승이 그 기준이 될 것이다.
병용을 해야한다면 10에 6승 이하는 단독으로 가고 아니면 병용으로 가면 된다. 이렇게 제한을 걸어야 한다.
기존 병용을 비리어드 단독으로 바꾸는데 확신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단독으로 가도 되냐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은 케이스를 접했고 실제로 써보니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비리어드 단독이 설사 반응이 늦어도 임상적 내성은 전세계 한 명도 없다. 같은 뉴클레오타이드 계열 헵세라 내성에도 비리어드 단독을 써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약이 좋다.
환자들이 약을 복용할 때 경제적 부담을 많이 호소하나
당연하다. 대부분 B형간염 환자들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다. 병용보다는 당연히 단독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전에는 비리어드 같은 약이 없었다. 의사들이 비리어드 출시 후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바꾸는 이유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비리어드 처방시 삭감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
심평원과 간학회가 이 부분을 하루 빨리 조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방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수다.
제픽스 내성에 같은 뉴클레오사이드 계열 바라크루드를 쓰는 것은 내성 등의 문제로 전세계적으로나 국내에서나 지금은 쓰지 않는 추세지만 A씨는 어쩔 수 없었다.
경제적 여건상 한달에 20만~30만원하는 병용요법은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바이러스 역가를 낮은 쪽에서 유지할 수 있는 단독요법이 최선이었던 것이다.
이에 A씨 담당 B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늘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수년전부터 국내 출시를 학수고대하던 B형간염신약 '비리어드(테노포비어)'가 지난해 12월 급여 출시됐기 때문이다.
B병원 교수는 당장 A씨에게 '비리어드' 단독요법 처방을 내렸고 3개월 후 A씨는 DNA가 음전화됐다.
하지만 심평원은 이 환자에 대한 '비리어드' 처방에 대해 삭감 조치를 취했다.
B병원 교수는 "심평원이 환자 DNA가 음전됐는데도 이걸 보지도 않고 삭감 통보를 내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비리어드 출시 후 삭감사례가 빈번해지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자칫 삭감사례가 많아지고 장기화될수록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보이는 약을 복용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A씨는 "B형간염환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우리에겐 한달에 20만~30만원을 내고 병용요법을 받을 여유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는 병용을 종용한다. 비리어드로 바꾸고 한달에 7만~8만원의 약값으로 증상이 호전됐는데도 말이다. 안 듣는 약을 다시 복용하라는 소리와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B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최신지견을 인정하지 않는 심평원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상황은 기존 약제를 비리어드 단독으로 바꾸면 대부분 삭감이다. 인정받으려면 이의신청을 내서 케이스 별로 설득시켜야 한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양쪽 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니 처방낼 때 불안하다. 삭감 자주 당하는 의사를 어느 병원에서 좋아겠느냐. 최신지견에 맞는 진료를 하려고 해도 삭감이 신경 쓰인다. 기본적인 의학적 양심조차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 방법은 없는 걸까.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명확한 기준 제시'만이 현장에서의 혼란을 줄 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떤 경우에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교체할 수 있는가
내성이 많은 제픽스 단독 복용 환자라도 잘 들으면 그대로 간다. 환자마다 맞는 약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성이 생기거나 부분 반응이 보이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약으로 바꾸는게 맞다.
약 바꾸는 기준은 크게 3가지다. ▲내성이 있거나 ▲B형간염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거나 ▲잘 듣고 있지만 병용을 하는 경우 등이다. 병용은 잠재적 부작용 위험도 높고 경제 부담도 높기 때문이다.
비리어드 출시 후 소화기내과 교수들이 이런 경우에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바꾸고 있다.
심평원은 비리어드 처방 변경을 다약제 내성 위험 증가로 본다
이해한다. 하지만 발생하지 않을 걱정이다. 다약제 내성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들이 아주 높은 역가의 바이러스 혈청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의사들이 어떻게든 환자 상태 안정화를 위해 여러가지 병용을 썼기 때문이다.
아주 높은 역가의 바이러스 혈청을 가진 환자는 병용이 맞다고 보지만, 아니라면 비리어드 단독으로도 충분하다. 바이러스 혈청 10에 6승이 그 기준이 될 것이다.
병용을 해야한다면 10에 6승 이하는 단독으로 가고 아니면 병용으로 가면 된다. 이렇게 제한을 걸어야 한다.
기존 병용을 비리어드 단독으로 바꾸는데 확신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 사실 처음에는 정말 단독으로 가도 되냐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은 케이스를 접했고 실제로 써보니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비리어드 단독이 설사 반응이 늦어도 임상적 내성은 전세계 한 명도 없다. 같은 뉴클레오타이드 계열 헵세라 내성에도 비리어드 단독을 써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약이 좋다.
환자들이 약을 복용할 때 경제적 부담을 많이 호소하나
당연하다. 대부분 B형간염 환자들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다. 병용보다는 당연히 단독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전에는 비리어드 같은 약이 없었다. 의사들이 비리어드 출시 후 기존 약을 비리어드로 바꾸는 이유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비리어드 처방시 삭감 사례가 많다고 들었다
심평원과 간학회가 이 부분을 하루 빨리 조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방에 혼란을 줄 수 있다.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