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모은 은행 주려고 찾아온 환자…의사는 찡했다

발행날짜: 2013-10-25 06:37:18
  • 노만희 원장 "의료계 흉흉하지만 아직 라포르는 살아있다"

의사와 환자간 분쟁을 일으키는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오히려 치료받던 환자와 의사간 끈끈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도 있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정신건강의학과 노만희 회장이다.

노만희 원장은 최근 특별한 경험을 했다.

가끔 펜촉 등 엉뚱한 선물을 가지고 오던 환자가 이번엔 가로수에 열린 은행 열매를 따 가지고 온 것.

3일 전 환자는 노 원장이 운영하는 의원에 찾아와 은행 한 움큼의 비닐 봉지를 건네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노 원장은 "의원을 찾아와 검은 봉지를 건네 열어보니 은행이 한 움큼 들어있었다"면서 "다른 환자와 마찬가지로 성심을 다해 환자를 대했을 뿐인데 감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은 선물이지만 가로수 길에서 은행을 줍고 있었을 환자를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정신과에서 환자와 의사간 각박한 사건, 사고가 많은 시기에 이런 경험을 하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의료급여 환자로 가정 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못한 상황. 다른 병원에서 정신분열증으로 치료를 받다 노 원장에게 와 치료를 받은지는 2년이 됐다.

노 회장은 "오늘도 그 환자가 찾아와 은행을 주고 갔다"면서 "저번과 달리 이번엔 아예 껍질까지 까서 가져와 매번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나를 만나기 위해 40분간 의원 앞에서 기다렸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의료계에 고소, 고발이나 성추행과 같은 흉흉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지만 아직도 훈훈한 정이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한 하루"라고 덧붙였다.

그는 "치료의 가장 큰 힘은 역시 환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라면서 "딱딱한 환자-의사의 관계라 하더라도 성심을 다 하면 언젠가 그 진심이 통하는 때가 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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