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자격시험 위탁을 '대한의사회협회에서 대한의학회'로 변경하는 행정예고에 대한의사협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국가주도로 전문의 자격을 발급, 관리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이 위탁기관이 돼 운영하는 것이 상식일 뿐 아니라 치과의사협회나 한의사협회도 전문의 시험을 직접 주관하고 있어 유관단체와 형평성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의협은 전문의 자격시험을 대한의학회로 업무 위탁토록 한 고시제정 행정예고에 대해 21일 성명서를 내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40여년간 협회가 전문의 시험을 관장하면서 제도의 개선과 발전에 기여해 온 역사가 매우 깊다"면서 "우리나라는 국가주도로 전문의 자격을 발급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의료계 종주단체인 의협이 위탁기관이 돼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그동안 자격시험 업무는 대한의학회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의협이 총괄적인 관리 감독을 해 왔다"면서 "대한의학회로의 업무이관은 오히려 관리 감독 시스템을 해체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전문의 자격시험의 실질적 조직이 이미 의학회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향후 위탁기관을 대한의학회로 이관한다 해도 위탁 기관명만 변경될 뿐 전문의자격시험 운영 조직이나 방식은 현제와 결코 달라질 게 없다는 게 의협 측 판단이다.

의협은 "정부는 2011년도 전문의자격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이유로 징벌적 의미에서 위탁기관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느냐"며 "의학회가 중심이 된 고시위원회와 고시실행위원회가 운영을 하다가 문제 유출 사건이 일어났는데 문제가 된 기관을 다시 위탁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난했다.

의협은 "현재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유관단체의 전문의시험의 경우 치협과 한의협이 실시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의과의 경우만 이를 의학회에 이관하는 것은 타 유관단체와의 형평성에 있어서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협의 위상을 격하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도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전문의시험 의학회 위탁은 11만 의사의 대표단체인 의협의 위상을 격하시키고, 의협과 의학회간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정부의 불순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전문의자격시험 이관은 반드시 관련 기관인 의협과 대한의학회, 복지부가 협의를 통해 원점에서부터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