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무의미한 것으로 알려진 전이된 4기암도 수술 치료를 하면 좀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4기암이나 전이암의 경우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이 사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치료 계획 수립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암클리닉 백승혁교수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이성 대장암 환자 324명을 대상으로 수술 치료의 효과에 대해 추적 관찰했다.

백 교수팀은 수술을 통한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하다고 판정 받은 4기 대장암 환자 485명 중 치료를 포기하거나 완화의료 등 여타 다른 치료를 택한 군 161명을 제외한 324명을 선별했다.

또한 이들을 다시 항암치료만 한 군과 수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한 군으로 분류해 환자들의 예후를 추적 관찰했다.

이들 4기 대장암 환자들은 인접 장기로의 국소전이가 아닌 혈액을 타고 간이나 폐, 척추 등으로 암이 퍼지는 원격전이(처음 암이 발생한 부분에서 먼 부분으로의 전이) 상태였다.

그 결과 4기 암 환자 중 원발암인 대장의 악성 종양을 수술로 절제한 뒤 항암치료를 받은 4기암 환자 72명의 평균 생존 기간은 17.2개월에 달했다.

하지만 수술을 받지 않고 항암 치료 등만 받은 환자 252명은 평균 생존 기간이 13.6개월에 불과했다.

특히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는 48개월 이상 생존한 환자도 있어 차이를 넓혔다.

아울러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군은 원발암 관련 합병증의 빈도도 34%에 달한데 비해 수술을 받은 환자군은 13% 밖에 되지 않았다.

4기 대장암은 수술 치료를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그간의 의학적 상식을 완전히 뒤짚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백승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이에 대한 치료의 원칙을 최종 확립한 것"이라며 "국내에서 국가 암정복 연구의 일환으로 전향적 다기관 연구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후향적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학문적 성과를 인정 받아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JSO(Journal of Surgical Oncology ; IF 2.843)'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