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분통케 한 가벼운 말 한마디

발행날짜: 2015-07-22 12:16:49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자 병원들을 향한 정부의 정책드라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선택진료제 보상 방안으로 의료질평가지원금 제도를 강행하는 데 이어 질환별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평가하는 일반질 평가 계획까지 공개하며, 병원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도를 직접 설계하고 시행 업무를 맡은 심평원 관계자의 언행은 아쉽기만 하다.

지난 21일 개최된 1차 일반질 평가 설명회장.

제도의 전반적인 설명을 맡은 심평원 L상근평가위원은 "일반질 평가의 첫 시작이라 힘들겠지만, 평가만 시작하면 다들 잘하시잖아요"라며 "너무 좋아질까 봐 걱정입니다"라는 진심이 섞인 농담으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L위원의 발언이 나오자 강당에 모인 병원계 관계자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좋은 의미로 내뱉은 말이었다고 하지만, 정부 정책의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병원계 관계자들에게는 충분히 '얄밉게' 느껴졌을 수 있을 발언이었다.

이는 병원들이 심평원을 불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감만 더 키우는 꼴이었다.

설명회가 마무리된 후 병원 관계자는 "평가만 시작하면 다들 잘한다니, 누구는 하고 싶어서 하나"라며 "병원을 조롱하는 발언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까지 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일선 병원들은 메르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병원들의 희생으로 메르스 종식을 눈앞에 둔 이때 병원 관계자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발언을 했으면 어땠을까. 어쩌면 제도 강행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병원들을 설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메르스로 인해 큰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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