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의지 상관없이 기저귀 채운 정신병원, 인권침해"

발행날짜: 2015-08-28 11:26:39
  • 인권위 "최소 범위에서 착용, 불가피한 경우 진료기록부에 사유 기록해야"

성인환자 의사에 반한 기저귀 착용 및 용변모습 CCTV는 인권침해에 해당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인권위원회는 28일 A시립정신병원에서 성인환자 의사에 반해 기저귀를 착용시킨 것에 대해 수치심과 굴욕감을 주는 인격권 침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기저귀 착용은 스스로 용변을 처리하지 못하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하고 불가피한 경우 그 사유를 진료기록부에 기록할 것과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발방지 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해당 병원의 보호실 내 좌변기 정면 위에 CCTV가 설치돼 환자의 용변모습이나 기저귀를 채우고 벗기는 것, 환의를 갈아 입히는 모습 등이 관찰되므로 환자의 신체 노출이 CCTV에 촬영되지 않도록 가림막을 사용하는 등 환자들의 인격권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비자의 입원환자인 진정인 김 모씨는 2015년 3월 보호실에 강박돼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으나, 간호사가 강박을 해제하지 않고 기저귀를 채워 수치심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조사결과, 진정인은 지난 3월 30일 격리된 후 머리를 잡아 뜯고 문을 치는 위험한 모습을 보여 강박됐으며, 강박 후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요청하자 격리실 내 좌변기가 있었지만 강박을 해제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의료진에 의해 기저귀가 착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보통의 성인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기저귀를 착용한 상태로 용변을 보아야 할 경우 수치심과 굴욕감이 어떠할 지는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여과 없이 CCTV에 노출된다면 이는 헌법 상 인격권이 침해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의료법 제22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14조는 환자의 섭취 및 배설물에 관한 사항을 간호기록부에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진정인이 진정인을 강박하고 기저귀를 채우려면 진정인이 스스로 배뇨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료적 평가와 그 처치내용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인권위는 "해당병원의 보호실이 환자를 격리·강박하는 장소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CCTV 설치의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격권 보호가 필요하므로 안전사고 예방과 환자의 인격권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이 조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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