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Stapler’ 문합부 누출 ‘원천봉합’ 가능할까?

정희석
발행날짜: 2015-11-27 00:06:22
  • 고대 안암병원 김선한 교수 “24건 수술…문합부 누출 없었다”

다빈치 Si EndoWrist Stapler
직장암 수술은 좁고 깊은 골반 아래 위치한 직장의 특성과 좁은 공간 안에서 신경과 장기를 보존하며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향상된 시야와 손 떨림 없는 로봇팔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을 활용하면서 정밀한 암 조직 제거는 물론 흉터 최소화와 빠른 퇴원으로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직장암 로봇수술의 정교함을 한층 높여줄 다빈치 Si EndoWrist Stapler가 최근 국내 도입돼 집도의들로부터 주목 받고 있다.

이유인 즉 EndoWrist Stapler가 직장암 수술에서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인 ‘문합부 누출’(Anastomotic Leakage)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국내 로봇수술 권위자 고대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는 이 기대감을 사실로 입증해낼 수 있는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올해 4월 10일 대장항문학회에서 공식 론칭한 EndoWrist Stapler를 5월 12일 아시아 최초이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임상에 적용했다.

최근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업데이트 행사에서 김선한 교수는 임상에서 EndoWrist Stapler를 적용해 로봇수술을 시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외과의사들이 직장암 수술 시 필연적으로 부딪치는 문제가 문합부 누출이다. 개인적으로 복강경 수술을 약 2000건 시행했기 때문에 자르고 문합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데이터 상 20년 전보다 10년 전이 더 좋고,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좋지만 한 가지 바뀌지 않는 임상결과가 있다”밝혔다.

바뀌지 않는 임상결과란 다름 아닌 문합부 누출.

그는 “전 세계 외과의사들이 다 비슷하겠지만 완벽한 수술을 한 거 같은데 2~3일 지나 환자에게 문합부 누출이 생기면 물증은 없지만 심증적으로 Stapler(스테이플러)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김선한 교수는 필연적으로 다빈치 EndoWrist Stapler에 관심을 갖게 됐다.

EndoWrist Stapler는 주로 대장암·위암 등에서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문합하는데 사용하는 로봇수술기구로 안정적인 봉합은 물론 감염예방과 수술시간 단축에도 효과적이다.

크게 두 가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데, 우선 좌·우 각 54도·총 108도, 상·하 각 27도·총 54도까지 움직이는 손목기능이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 시 사용하는 Stapler는 좌·우로만 움직임이 국한된 반면 EndoWrist Stapler는 좌·우·상·하 움직임이 가능해 굉장히 좁고 깊은 수술을 할 때도 병변 부위를 정확히 타겟팅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EndoWrist Stapler는 주로 대장암·위암 등에서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문합하는 로봇수술기구로 안정적인 봉합은 물론 감염예방과 수술시간 단축에도 효과적이다.
더 중요한 점은 병변 부위 절제 전 조직이 안전하게 물려 있는지 확인해 주는 ‘스마트 클램프’(Smart Clamp) 기능에 있다.

이 기능은 조직이 너무 두꺼우면 ‘Inadequate Clamp’ 메시지가 뜨면서 기계 자체가 작동을 하지 않고 멈춰버린다.

이후 몇 번 반복한 끝에 적합한 두께를 물었을 때 비로소 조직 절제가 가능하다.

김선한 교수 역시 스마트 클램프 기능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기존 복강경은 15초 조직을 물고 기다리다 적당히 두께가 얇아지면 자르는 반면 EndoWrist Stapler는 조직이 두꺼워 자를 수 없을 때 메시지를 주고 몇 번이나 반복한 후 조직이 가장 적합했을 때 파이어하게 된다”며 “이는 조직 두께에 따라 기계가 피드백을 줌으로써 의사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환경을 제공해주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클램프 기능을 사용했을 때 느꼈던 ‘기계적 손맛’도 설명했다.

그는 “조직을 무한정 타이트하게 잡아주면 혈류 감소와 조직 손상이 일어나고, 반대로 너무 느슨하면 벌어지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스마트 클램프 기능은 벌어진 느낌 없이 혈류가 감소하는 시점까지 조직을 꽉 잡아주는 느낌을 받았다”고 묘사했다.

김선한 교수는 5월 12일 아시아 최초로 EndoWrist Stapler를 임상에 적용했고 7월부터 관련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으며, 이달 중순까지 총 24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24건의 수술 결과 흥미로운 데이터가 도출됐다. 단 한건의 미비한 문합부 누출만 있었던 것.

그는 “24건 중 문합부 누출은 없었다. 단 의학적으로 0%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최근 환자 중 한 명이 마이너하게 문합부 누출이 생긴 것이 전부였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암에서 이런 데이터를 전향적으로 보고 있는 곳은 흔치 않을 것이고 앞으로의 수술결과가 어떤 데이터를 줄지 나 또한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덧붙여 “앞으로 50건 정도의 EndoWrist Stapler 임상사례가 쌓이고 문합부 누출을 줄여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획기적인 데이터가 나온다면 충분히 의학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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