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이경복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연구팀이 독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 억제하는 신물질 '탄수화물 기반의 나노 구조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신물질은 기존의 독감 백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향후 독감 예방 및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5일 이 교수팀에 따르면 독감(H1N1) 바이러스 감염환경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쥐는 100%의 치사율을 보였지만, 호흡기를 통해 신물질을 주입한 쥐는 80%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또 독감 바이러스의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에 도 비슷한 수준의 감염 억제효과를 보였다. 즉, 내성을 이기고 타미플루의 치료효과까지 되살리는 것을 입증해낸 것이다.

기존 독감 바이러스 백신은 개발하는데 최소 6개월이상 소요될 뿐 아니라 제조단가가 높고 바이러스 변이도 빨라 개발이 쉽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방어에 유효한 탄수화물 기반 나노구조체는, 기존의 면역학적 방법에 의한 항체 중심 항바이러 스 요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게다가 유전적 변이가 적은 HA를 타깃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디자인된 나노 구조체들은 타입이 다른 사람 및 동물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사용이 가능해 적용범위가 넓다.

특히 많은 항바이러스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내성 바이러스 NA에 의한 효소분해에 대해 저항성을 갖고 있으며 면역반응 유도에 따른 부작용이 없어 안전성이 확보된 우수한 항바이러스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학계에서도 변종 독감 바이러스에도 감염 억제효과를 갖고 있어 치사율이 약 34% 인 고병원성 독감바이러스(H7N9)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조류독감에도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돼 가축들의 대규모 살처분 없이 축사나 서식지에 살포하는 방식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양의대 이경복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탄수화물과 결합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가진 다른 바이러스에 적용한다면 고기능 고효율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으며 이경복 교수를 비롯해 성균관대 곽종환 교수, 경북대 나동희 교수, 전남대 박종환 교수, 건국대 송창선 교수, 미국 렌셀러폴리테크닉대(RPI) 로버트 린하르트 교수 등과 공동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