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논란 ‘재점화’

장종원
발행날짜: 2004-09-03 12:10:44
  • MBC 라디오서 의약계 대표 찬반 격론 벌여

일반약 슈퍼판매를 허용 문제를 두고 의협과 약사회간의 격렬한 논쟁이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벌어졌다.

최근 일각에서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를 다시 쟁점화 시도하고 있어 이와 관련 의사회와 약사회의 치열한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다.

대한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와 대한약사회 김병진 홍보이사는 2일 부산 MBC 라디오 시사터치가 마련한 전화토론에 참석해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 문제를 놓고 격론을 펼쳤다.

일반약 슈퍼판매에 반대 입장인 약사회는 약물 오남용에 다른 안정성을 주요 주장으로 내세웠고 의사협회는 편리성에 근거한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반박했다.

먼저 약사회 김병진 홍보이사는 "PPA 사건을 보더라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오남용 위험이 있는 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면서 "의사들은 소화제, 진통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슈퍼판매는 허용하자는 이중성이 궁금하다"고 말을 꺼냈다.

권용진 사회참여이사는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는 이미 국가적으로 논의가 끝난 논쟁"이라며 "늦은 밤 아이가 아프거나 가볍게 소화가 안될 때 응급실까지 찾아가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확인된 약에 한해 슈퍼판매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병진 이사는 "약의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확보됐다는 것이며 일정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문제점이 발견될 수 있다"면서 "접근성, 편리성만 고려해서 본인이 필요한 약을 구매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권 이사는 “일본, 이스라엘 등도 최근부터 슈퍼판매를 시작했고, 오남용의 우려는 국민의 의료지식이 높아지면 선택권이 보장되면 반사작용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이익의 효과를 볼 때 슈퍼에서 파는 것이 더 좋다”면서 “약사회 주장은 교통사고 날까봐 건널목 만들지 말자는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들은 의약품 슈퍼판매가 건보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논쟁을 이어나갔다.

김병진 이사는 “일반약을 슈퍼판매에서 판다고 건보재정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전체의료비는 늘어난다”면서 “의사들이 고가약 처방을 자제해야 건보재정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권용진 이사는 “약사들의 조제료가 오히려 건보재정에 나쁜 영향을 준다”면서 “의사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손해지만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해서 가벼운 감기 등은 굳이 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슈퍼에서 약을 사먹을 수 있도록 하는 선진국의 시스템을 따라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병진 이사는 “국가로부터 면허를 받은 약사들에게 약의 전문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의사들의 논리라면 경질환 같은 경우 약국에서도 할 수 있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이사는 “감기약을 약국에서만 팔아야 한다는 것은 국민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며 “국민의 선택권 보장, 국민편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반약 슈퍼 판매는 허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3일 서울대에서 ‘단순의약품(OTC) 구입 관련 한·일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일반약 슈퍼판매를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의약간의 갈등 양상이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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