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지난 9일 행정예고…임상논문 등 일부 요건 확대
업계 "불필요한 규제 강화, 국내사 제품 개발 포기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본질적 동등성 제도 개선을 목적으로 ‘의료기기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를 골자로 한 일부개정고시(안)을 지난 9일 행정예고하면서 의료기기업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초 개발업체가 제품 허가 시 투자한 시간·비용을 보호하고자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은 이미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라는 목소리다.
해당 고시안에 따르면, 식약처는 기존 1·2등급만 동등한 제품의 임상시험자료를 인정하던 것을 3등급까지 포함시키고, 임상시험자료 인정범위도 SCI급에서 SCIE 등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얼핏 보면 본질적 동등성 제도가 오히려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적용되는 예외조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국내에서 최초로 사용되는 원재료로 구성된 의료기기(인체 접촉 제품), 식약처장이 의료기기 안전성·유효성 확인을 위해 임상시험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기기, 작용원리·성능 또는 사용목적 등이 이미 허가 또는 인증 받은 의료기기와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3등급 신개발의료기기, 인체 안에 1년 이상 삽입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의 경우 임상자료를 제출해야한다.
식약처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 등급과 임상논문 요건을 확대하고, 전체 의료기기 중 10%가 채 안 될뿐더러 국산 비중이 낮은 신개발·인체이식형 등 일부 제품에 대해 의무화를 적용하는 만큼 국내사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도적 측면에서는 임상의무화를 통한 의료기기 안전성을 강화해 국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그간 논란이 돼왔던 최초 개발업체와 후발업체 간 형평성 문제 또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제도 규제 강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후발업체에 속하는 국내 제조사들이 임상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부담 때문에 고부가가치 의료기기(치료재료)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식약처 주장은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적용되는 품목이 신개발·인체삽입형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사들의 기술력은 심혈관 스텐트나 인체이식형 임플란트를 만드는 단계에 와 있다”며 “국내사들이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상위등급 의료기기 개발 자체를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국내 의료기기업체 80%가 연매출 10억원 미만인 현실에서 최대 몇 십억 원까지 소요되는 임상비용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선진기술에 대한 학습과 시장형성 후 진출해 개발·임상비용을 절감해온 국내사 입장에서는 임상 의무화가 시장진입 장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의무화가 국제적인 규제 조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후발업체가 의료기기 개발 시 이미 허가받은 제품과의 본질적 동등성을 비교·분석해 임상시험 및 인허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본질적 동등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내 인허가제도는 IMDRF(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 회원국인 한국이 국제조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상시험 자체가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요인이 있는 만큼 식약처가 임상시험 의무화에 대한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의료기기규제연구회 한 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권 측면에서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면서 과학적 방법을 규제에 적용해 임상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미국에서는 인권문제 외에도 의료기기업체들의 과도한 비용부담으로 제품 개발이 늦어지고, 따라서 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며 “이 때문에 리얼 월드 에비던스(Real World Evidence·RWE) 등 임상시험을 대체해 근거를 입증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미 허가받은 의료기기와 동등한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져 중장기적으로 국산 의료기기 개발 의지가 저하되고 허가비용 상승분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돼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를 강행하기보다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제도 하에서 최초 개발자에 대한 우대책과 지원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되 임상평가보고서·RWE 등 임상근거 활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임상자료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임상시험에 관한 자료별 요건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9일 행정예고 한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 관련해 찬·반 여부와 그 사유에 대한 단체 또는 개인 의견서를 오는 29일까지 제출받는다.
최초 개발업체가 제품 허가 시 투자한 시간·비용을 보호하고자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은 이미 안전성이 확보된 제품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라는 목소리다.
해당 고시안에 따르면, 식약처는 기존 1·2등급만 동등한 제품의 임상시험자료를 인정하던 것을 3등급까지 포함시키고, 임상시험자료 인정범위도 SCI급에서 SCIE 등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얼핏 보면 본질적 동등성 제도가 오히려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적용되는 예외조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국내에서 최초로 사용되는 원재료로 구성된 의료기기(인체 접촉 제품), 식약처장이 의료기기 안전성·유효성 확인을 위해 임상시험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기기, 작용원리·성능 또는 사용목적 등이 이미 허가 또는 인증 받은 의료기기와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3등급 신개발의료기기, 인체 안에 1년 이상 삽입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의 경우 임상자료를 제출해야한다.
식약처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 등급과 임상논문 요건을 확대하고, 전체 의료기기 중 10%가 채 안 될뿐더러 국산 비중이 낮은 신개발·인체이식형 등 일부 제품에 대해 의무화를 적용하는 만큼 국내사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도적 측면에서는 임상의무화를 통한 의료기기 안전성을 강화해 국민 안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그간 논란이 돼왔던 최초 개발업체와 후발업체 간 형평성 문제 또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제도 규제 강화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후발업체에 속하는 국내 제조사들이 임상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부담 때문에 고부가가치 의료기기(치료재료)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식약처 주장은 임상시험 자료 제출 의무화가 적용되는 품목이 신개발·인체삽입형 제품이기 때문에 국내 제조사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사들의 기술력은 심혈관 스텐트나 인체이식형 임플란트를 만드는 단계에 와 있다”며 “국내사들이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상위등급 의료기기 개발 자체를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국내 의료기기업체 80%가 연매출 10억원 미만인 현실에서 최대 몇 십억 원까지 소요되는 임상비용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선진기술에 대한 학습과 시장형성 후 진출해 개발·임상비용을 절감해온 국내사 입장에서는 임상 의무화가 시장진입 장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의무화가 국제적인 규제 조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후발업체가 의료기기 개발 시 이미 허가받은 제품과의 본질적 동등성을 비교·분석해 임상시험 및 인허가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따라서 본질적 동등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내 인허가제도는 IMDRF(International Medical Device Regulators Forum·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 회원국인 한국이 국제조화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상시험 자체가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요인이 있는 만큼 식약처가 임상시험 의무화에 대한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의료기기규제연구회 한 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권 측면에서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확산되면서 과학적 방법을 규제에 적용해 임상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미국에서는 인권문제 외에도 의료기기업체들의 과도한 비용부담으로 제품 개발이 늦어지고, 따라서 환자가 적시에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며 “이 때문에 리얼 월드 에비던스(Real World Evidence·RWE) 등 임상시험을 대체해 근거를 입증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미 허가받은 의료기기와 동등한 제품에 대해 임상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져 중장기적으로 국산 의료기기 개발 의지가 저하되고 허가비용 상승분이 최종 제품 가격에 반영돼 결국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식약처가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를 강행하기보다는 본질적 동등성 인정제도 하에서 최초 개발자에 대한 우대책과 지원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되 임상평가보고서·RWE 등 임상근거 활용에 대한 검토를 통해 임상자료 인정범위를 확대하고 임상시험에 관한 자료별 요건의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9일 행정예고 한 ‘의료기기 허가·신고·심사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 관련해 찬·반 여부와 그 사유에 대한 단체 또는 개인 의견서를 오는 29일까지 제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