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의대교육 선방했지만...실습문제로 서서히 한계

황병우
발행날짜: 2020-07-07 05:45:57
  •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교육 진행 상반기 교육효과 선방
    해부학 등 실습으로 온라인엔 한계...'대면‧비대면' 병행 고민

코로나19 전국 대학의 개강이 연기되면서 의과대학 또한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강의로 한 학기를 보냈다. 급작스런 상황 속에서도 대부분 의과대학이 상반기 학사일정을 마무리 지으며 선방했다고 자평하는 상황.

다만, 온라인강의에 따른 의대생 학업성적 결과나 중간에 문제가 불거진 온라인시험 부정행위 등 의대 입장에선 하반기 학사일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현재 하반기 의대교육의 방향 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대면강의와 비대면강의가 혼재된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의대학장들의 의견이다.
온라인강의 취재 당시 아주의대 김대중 교수가 온라인강의를 업로드 중인 모습.

온라인강의 학업성과 예년과 비슷…지속성 고민

각 의과대학이 비대면 강의 권고에 따라 대부분 의과대학이 온라인 강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초기에는 플랫폼 문제로 서버가 다운되거나 일방향 소통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현재는 교수와 의대생 모두 온라인강의 형태에 익숙해지면서 강의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화의대 한재진 학장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강의를)다시 보고, 중간에 어려운 부분을 찾아보는 등 온라인강의의 시스템을 잘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강의에 대한 선호도는 다르지만 교육을 실시하는 교수들도 많이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의대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대면 수업 관련 만족도 조사결과에서는 의학과 1학년 기초의학 과목의 경우 온라인 강의를 선호한다는 의견이 6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학장의 말처럼 온라인강의 시청 중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되돌려보거나 잠시 멈추고 다른 자료를 찾아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

이와 관련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조승현 회장은 "온라인강의가 편리함이나 본인의 페이스에 맞게 공부를 한다는 장점이 있고, 온라인강의 자체가 익숙했다는 점도 적응에 도움이 됐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대학의 강의가 그렇듯 결국 의대생이 실제로 강의내용을 숙지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시험.

의대생의 시험성적과 관련해서도 예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정 수준의 이상의 성적을 보이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 한희철 이사장은 "모든 과목의 시험성적 뚜껑이 열린 것은 아니지만 시험성적 부분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서울의대 발표에서도 성적도 좋아졌고 긍정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서울 소재 의대 A학장은 "현재 재시험이 한 과목이 있지만 나머지는 재시험이 없어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교해도 괜찮아 보인다"며 "시험 문제를 보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데 온라인시험으로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온라인강의를 수강 중인 의대협 조승현 회장의 모습.

하반기 의대교육 '대면+비대면' 혼합 교육 가능할까?

코로나19로 한 달 가량 개강을 미룬 의과대학은 하반기 학사일정의 고민은 대면교육 적용여부. 의과대학 교육이 대면강의에 기초하고 있고 해부학 실습 등 주요 실습을 미룬 상태에서 더 이상 온라인강의만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된 상황에서 2차 팬데믹이 올 것으로 예측되면서 성급하게 각 의과대학은 대면교육을 선택하기보다 대면과 비대면이 섞인 형태의 교육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한희철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의대들이 계획한 것을 못했는데 대면교육을 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기초의학이나 실습을 후반기로 미룬 곳들이 많아 실습교육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고민으로 온라인 강의만 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진 학장 또한 "대면과 비대면을 섞은 형태의 학사일정을 고민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예측이 안 돼 아직 검토할 문제가 많다"며 "코로나19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온라인 기반에 오프라인이 섞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온라인강의만으로는 실습교육 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비대면강의를 부분적으로 진행하거나 실습공간과 분반을 더 늘리는 등의 대면강의를 하되 위험도를 낮추는 방향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교육 당사자인 의대생도 대면과 비대면이 혼합된 강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온라인강의의 보완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B의과대학 의대생은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는 방법은 좋은 방법이지만 코로나 장기화 상황에서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온라인강의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면서 대면강의를 고민해야 상반기보다 강의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KAMC는 오는 16일 전국 학장과 보직자가 모여 상반기 의대교육에 대한 평가와 함께 하반기 교육 방향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이다.

한희철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대교육 변화와 이후 교육 방향에 대해서 논의할 계획이다"며 "그동안 겪은 장단점에 대해서 공유하고 후반기 교육도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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