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기만 했던 적정성평가…실효성 없는 평가는 과감히 삭제

발행날짜: 2020-07-24 05:45:57
  • 심평원, 2014년 이후 중단된 '진료량 평가' 정리 논의 추진
    질환‧진료항목 중심 평가 속 포괄평가 실효성 떨어져

매년 의료 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항목들이 도입되면서 의료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적정성평가.

이 가운데 폐지가 검토되고 있는 적정성평가 항목이 존재해 주목된다. 그것은 바로 지난 2010년 이전에 도입한 바 있는 ‘진료량 적정성평가’다.

자료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진료량 평가를 두고서 분과위원회를 개최, 향후 제도운영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조만간 진료량 평가 관련 전문가 회의를 갖고 제도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진료량 평가는 진료량(volume)이 많은 공급자가 좋은 진료결과(outcome)를 보장한다는 진료량-진료결과 관계(volume-outcome relationship)이론을 바탕으로, 의료서비스의 질 측정하고자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2007년 7개 항목의 청구자료 기반의 진료량 적정성 평가가 처음 이뤄졌고 이후 9개 항목으로 확대됐다가 현재는 고관절치환술, 식도암수술, 췌장암수술, 조혈모세포이식술등 4개 항목에 대해서만 진행되고 있다.

이마저도 2014년도에 진행한 뒤 최근에는 진료량 평가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심평원은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진료량 평가의 개선방안을 찾고자 2017년 자체 개선방안 연구도 진행했지만 2020년인 현재까지도 의료기관을 상대로 한 진료량 평가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의료단체 보험이사는 "의료 환경이 날이 갈수록 변화하면서 적정성평가도 변화를 요구받는 것은 당연하다"며 "실효성이 떨어졌다면 개편을 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목은 늘어나면서 의료현장의 피로도는 늘어나기 마련이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암 평가의 경우도 모든 의료기관이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개선이 필요해진 것 아닌가"라며 "실효성이 떨어졌다면 폐지해 항목을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실제로 취재 결과, 심평원은 진료량 평가에 대해 지속성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평가실 관계자는 "아직까지 진료량 평가 폐지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근에는 진료 항목이나 질환별로 적정성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대다수다. 진료량 평가처럼 포괄적인 형태로 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진료량 평가 지속성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이 운영하고 있는 적정성평가는 2001년 항생제 처방률 평가를 시작으로 급성기 질환과 만성질환, 환자경험 및 중소병원 등 평가영역을 확대해 33개 항목에서 실시 중이다.

올해 수혈과 우울증 적정성평가가 새롭게 시행되며, 예비평가로 치매와 내시경 검사 및 치료, 영상검사 등을 추진해 본 평가 전환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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