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힌 식약처 해외실사…원격으로 우회하나

발행날짜: 2020-11-05 05:45:55
  • 내년 예산안 마련…세출 9% 증액된 6044억원 편성
    허가심사 안전성 제고 방안 30% 증액…신뢰성 확보 초점

서류 심사로 갈음돼 '실사'라는 말이 무색했던 의약품 해외제조소 현지실사가 스마트 글라스 등을 활용한 원격심사로 부활할 전망이다.

이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NDMA 검출, 백신 안전성 문제, 허가 부실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허가심사 안전성 제고 방안에 예산의 30%를 증액하는 등 의약품 신뢰성 확보에 팔을 걷었다.

4일 식약처는 2021년도 소관 예산안을 마련, 보건복지위원회에 검토보고했다.

2021년도 세입, 세출 예산안을 보면 2021년도 예산 세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액된 6044억원으로 책정됐다.

다양한 의약품 성분에서 발암 가능물질 NDMA의 검출 및 백신의 안전성 문제, 보툴리눔 제제의 부실 허가 사태가 겹치면서 식약처는 내년 예산에 의약품 신뢰 검증 프로세스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증액사업을 보면 ▲검사 품질의 국제 동등성 확보에 19억 7천만원(전년 동기 대비 114.6% 증가) ▲의약품 품질 고도화에 68억 3800만원(44% 증가) ▲바이오의약품 국제 경쟁력 강화에 112억 8900만원(43.8% 증가) ▲생물학적제제 국가검정에 45억 2500만원(525% 증가)이 책정됐다.

먼저 오염물 혼입을 막기 위한 실시간 원격 해외 현지실사 방안 검토다.

'해외제조업소 현지실사'는 수출국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수입품의 안전을 사전적으로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된다.

다소비 품목 및 위해 발생 우려가 높은 제조업소를 대상으로 통관 전 수출국 현지에서의 위생관리를 실시하고 현지실사 결과 안전관리가 취약한 해외제조업소에 대한 수입중단, 시정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

문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서 해외현지실사 집행이 어려워져 '실사'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서류심사로 갈음하고 있다는 점.

식약처는 "현지실사는 원칙적으로 해외 작업장을 직접 방문해 위생 점검 등을 실시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서류심사로 대체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 해외제조업소의 위생상태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2020년 예산으로 책정된 현지실사 본예산은 8억 2500만원이었지만 집행액은 3억 5600만원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2021년 예산안으로 8억 2300만원을 책정, 원격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식약처 관계자는 "내년에도 코로나19의 종식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유행이 예상된다"며 "해외 현지실사 집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응 방안으로 모바일, 스마트 글라스 등 원격 통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원격 실사 수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원격 실사 체계를 구축할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실사가 어려운 경우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전염병 유행에도 현지실사와 병행할 수 있는 만큼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하면 현장 사진 찍기, 인터넷 검색, 원격 화상 회의 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오의약품 허가·심사·관리기준의 국제조화 및 국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으로 2021년도 예산안은 전년 대비 34억 3800만원(43.8%)이 증가한 112억 8900만원이 편성됐다.

주요 증액 사유는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구축 지원 사업에 시설·장비구축 비용 등으로 전년 대비 37억 9700만원 증가한 58억원이 편성된 영향이 컸다.

총 25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는 지상 2층에 시험분석실, 시험검사실, 무균시험실, 미생물시험실, 동물세포배양실 등 백신 품질검사 시험실을 마련한다.

또 지상 1층에는 검체 접수・분배실, 검체 세척실, 검체보관실, 주실험실 및 보조실험실 등의 역할을 하는 백신 임상검체 분석 시험실을 설립, 안전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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