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메드 안내염 보상안 내놨지만…의료계 "아직 멀었다"

발행날짜: 2021-03-11 05:45:30
  •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 올리고 피해보상 신청 접수 돌입
    공동전선 구축한 학회‧의사회 "어떤 연락도 못 받았다…연락 단절"

안과계를 뜨겁게 달궜던 안내염 논란을 일으킨 유니메드제약이 결국 공개 사과하는 동시에 피해자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안내염 논란으로 피해를 입은 병‧의원을 대신해 대응 중인 학회와 의사회는 어떤 입장도 제약사 측으로부터 전해 듣지 못했다며 이대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니메디제약은 지난해 발생한 안내염 논란에 대해 공식사과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유니메드제약은 '안내염 발생 환자분들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과 함께 홈페이지에 안내염 발생 피해접수 신청 창구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보상안 마련에 들어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은 유니메드제약의 '유니알주15밀리그람(히알루론산나트륨)' 등 3개 품목에 대해 품질(무균시험)검사 결과 부적합을 확인해 허가를 취소한 바 있는 상황.

진균성 안내염 발생의 연관성을 조사한 역학조사 결과, 취소 처분을 받은 품목들과 진균성 안내염 발생 사이에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게 핵심이었다.

질병청은 지난해 9월~11월 사이 발생한 백내장 수술 후 진균성 안내염 사례 146건 중 136건(93.2%)이 해당 품목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해당 품목에 대한 식약처 품질검사에서 확보한 진균(곰팡이균)과 해당 품목을 사용한 진균성 안내염 환자 42명의 검체를 배양한 결과 모두 진균(곰팡이균)인 Fusarium spp가 확인된 것.

이에 대해 유니메드제약은 "비록 질병관리청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당사 제품과의 연관성을 명확하기 확인할 수 없었음에도 당사 제품이 사용된 이후 안내염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해왔다"며 "앞으로도 치료가 더 필요한 이들에게 최선의 치료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안내염 후유증에 대해서는 현재 대부분의 환자들의 대한 치료가 진행중이어서 발생 여부와 범위가 명확하지 않으며 개개인의 상황이 상이하다"며 "개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환자의 상태와 제품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이후에야 구체적인 보상대책 마련이 가능한 만큼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니메드제약은 개인정보와 최초 수술정보, 치료정보, 현재 상황 등을 기입할 수 있는 '피해접수 신청서'를 함께 게시하며 피해신청을 받기로 했다.

피해신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보를 수집, 연관성을 확인한 이후에 보상 여부를 평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제약사 측은 "안내염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병‧의원 관계자에 사과한다"며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도 했다.

공동대응 학회‧의사회 "연락받은 바 없다"

그러나 이번 안내염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위원회'까지 함께 꾸린 안과학회와 의사회 측은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환자와 병원, 제약사가 직접적인 당사자라 개입에 한계가 존재하지만 개별 병‧의원들을 대신해 학회와 의사회가 공동 대응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제약사 측의 사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더구나 유니메드측이 이번 공식 사과와 피해 보상에 나서면서 공동으로 구성한 대책위원회에는 어떠한 의견 전달도 없었다는 것이 학회와 의사회의 주장.

대책위원회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안과학회 최혁진 부총무이사는 "제약사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과의사회 역시 같은 입장이다. 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는 것.

안과의사회 황홍석 회장은 "결국 학회나 의사회는 제3자가 된 셈"이라며 "허가 취소 결정이 났지만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에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약사 측의 사과와 무관하게 병‧의원의 보상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단은 환자 피해와 함께 회원인 병‧의원이 개별로 대응하기 어려운 점이 존재해 이들의 의견을 취해서 대응하고 있다"며 "사실 안내염 논란이 발생한 초기에는 제약사 측의 임원이 직접 방문하는 등 해결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제약사 측과 연결이 단절된 상황으로 일단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에 보상 등 빠른 해결을 위해 학술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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