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2년에 접어든다. 국민들만 마스크에 방역 지침 준수로 힘든 게 아니다. 의료진들 역시 번아웃에 시달린다. 흥미롭게도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의학분야 학회에서도 코로나19에 시달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인터뷰 차 만난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진료 지침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당뇨병학회가 당뇨병 치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고혈압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것처럼 매년 학회들은 주 진료 분야의 진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해외 학회가 제시한 지침이 한국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한국의 보험, 약제 허가 사항 등을 반영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당연시' 되는 이 가이드라인 작성에는 음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필요하다는 점.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에 따르면 수 백개에 달하는 논문을 읽고 그중에 양질의 논문을 추리는 작업, 이후 전문가들이 모여 어떤 질환에 어떤 권고 등급으로, 어떤 문구를 써야 하는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학회 임원진들의 책임감으로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13명에 달하는 인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수시간씩 회의를 1년여간 진행한다는 건 어지간한 책임감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 사실상 재능기부 형태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셈이다.
저간 사정은 불보듯 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학술대회 개최에 인원 제한 및 제약사 부스 설치 비용 지원 등에 제한이 생기면서 재정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온라인 학회 지원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넉넉한 회의비 지원은 커녕 회식 한번 어렵다는 게 최근 학회의 주머니 사정이라는 것. 지원은 바라지도 않지만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규제만이라도 풀어달라는 게 학회들의 아우성이다. 늘상 당연시 생각하는 진료 지침은 이런 사정들이 생략된 채 세상에 빛을 본다.
의료 술기, 약제 사용과 관련해 비용-효과성 판단은 국민 건강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올바른 투약 및 적정 약제 사용을 유도해 건보 재정 절감에 기여를 한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학회 활동은 지식인들의 '지적 유희'가 아닌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자발적 재능기부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선별적인 재난지원금 지원 문제로 한창 시끄러웠다. 어느 때부터 '약한 자는 선이고, 강한 자는 악'이라는 언더도그마(underdogma) 이데올로기가 의료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심심찮게 듣는 '의사들은 도둑놈'이라는 말도 이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성숙 여부는 전문가들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전문가들이 전문가들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도둑놈이라는 오명으로 규제의 우선순위 대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무조건적인 희생과 재능기부 요구는 전문가의 태업을 부르는 주문과도 같다.
인터뷰 차 만난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진료 지침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당뇨병학회가 당뇨병 치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고혈압학회가 가이드라인을 내놓는 것처럼 매년 학회들은 주 진료 분야의 진료 지침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해외 학회가 제시한 지침이 한국 실정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한국의 보험, 약제 허가 사항 등을 반영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옵션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당연시' 되는 이 가이드라인 작성에는 음지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필요하다는 점.
A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에 따르면 수 백개에 달하는 논문을 읽고 그중에 양질의 논문을 추리는 작업, 이후 전문가들이 모여 어떤 질환에 어떤 권고 등급으로, 어떤 문구를 써야 하는지 모든 과정을 사실상 학회 임원진들의 책임감으로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13명에 달하는 인원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수시간씩 회의를 1년여간 진행한다는 건 어지간한 책임감이 아니고서는 쉽지 않은 일. 사실상 재능기부 형태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 셈이다.
저간 사정은 불보듯 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학술대회 개최에 인원 제한 및 제약사 부스 설치 비용 지원 등에 제한이 생기면서 재정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다.
정부의 온라인 학회 지원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아 넉넉한 회의비 지원은 커녕 회식 한번 어렵다는 게 최근 학회의 주머니 사정이라는 것. 지원은 바라지도 않지만 온라인 학술대회에 대한 규제만이라도 풀어달라는 게 학회들의 아우성이다. 늘상 당연시 생각하는 진료 지침은 이런 사정들이 생략된 채 세상에 빛을 본다.
의료 술기, 약제 사용과 관련해 비용-효과성 판단은 국민 건강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올바른 투약 및 적정 약제 사용을 유도해 건보 재정 절감에 기여를 한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학회 활동은 지식인들의 '지적 유희'가 아닌 국민건강에 기여하는 자발적 재능기부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선별적인 재난지원금 지원 문제로 한창 시끄러웠다. 어느 때부터 '약한 자는 선이고, 강한 자는 악'이라는 언더도그마(underdogma) 이데올로기가 의료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 심심찮게 듣는 '의사들은 도둑놈'이라는 말도 이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성숙 여부는 전문가들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전문가들이 전문가들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도둑놈이라는 오명으로 규제의 우선순위 대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무조건적인 희생과 재능기부 요구는 전문가의 태업을 부르는 주문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