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 급여 개편 효과 평가 결과 공개
상담 시간 증가 응답, 의료진 76%, 환자 16% '온도차'
장시간이 걸리는 상담 수가 인상 등 정신건강 상담 이용률 제고 방안으로 시행된 정신치료 수가 개편에 대한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의료진들은 주로 만족도가 증가하고 상담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해 수가 개편의 목적과 부합했다는 의견이지만 정작 환자들의 체감 만족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22일 신경정신의학회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수가 정책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는 약 61%가 정신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 자살률이 수년 간 OECD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신과 전문의 등을 통한 상담 및 치료를 받은 비율은 2016년 22.2%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신건강 상담 이용률 제고 및 상담 시간 증대를 위해 정신치료 수가를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고 인지행동치료 급여화, 환자 본인부담금 인하하는 등의 수가 체계 개편을 2018년 7월부터 본격 도입했다.
배승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개편 이후 실제 정신과 의사들이 적극적인 상담치료가 유도됐는지 정책 시행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환자/임상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건강보험 청구자료 분석, 임상의 심층인터뷰로 구성된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는 작년과 올해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청구 자료 분석은 제도 도입 전후 의료이용 및 비용을 비교하고 개편에 따른 복약 이행도와 같은 효과를 분석했다. 또 요양급여 총액 및 본인부담금에 대한 회귀 분석을 실시했다.
임상의 202명에게는 주요 청구 상담치료코드, 수가 개편 만족도, 수가 개편 이후 상담 시간 증가 여부, 실제 환자당 소요 치료시간, 인지행동치료 경험과 만족도, 수가개편 이후 환자의 경제적 부담 감소 여부, 환자의 내원 및 환자 수 증가 여부를 물었다.
먼저 빈번하게 보는 환자군은 신경증이 129명, 정신증 46명, 소아청소년 12명, 치매 등 인지장애 9명, 알콜중독 6명 등의 순이었고 빈번한 질환군(복수응답)은 우울장애가 175건, 기타 166건, 불안장애 141건, 조헌병 등 장애 69건, 양극성 및 관련 장애 62건이었다.
수가 개편 후 상담 시간 증가를 묻는 질문에 의사 76%, 환자 16%가 그렇다고 답했다. 동일하다는 응답은 환자가 71%, 의사가 23%였다. 줄었다는 답변은 환자 14%, 의사 1%에서 나왔다.
의사만을 대상으로 한 환자 내원 빈도 설문에서 증가 및 동일은 39%로 같았고 감소는 22%였다. 환자 수는 35%가 증가했다, 43%가 동일하다, 23%가 줄었다고 답했다. 진료의 질 향상에서는 72%가 증가했다, 14%가 동일했다, 13%가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배 교수는 "환자는 대체적으로 만족도,상담시간에서 동일하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의료진은 주로 만족도가 증가하고 상담 시간도 증가했다고 답했다"며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는 환자들이 변화 부분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기관별로 긴 상담(30분 초과)에 대한 삭감에 대한 의견은 분위기가 달랐다.
배 교수는 "긴 상담 삭감에 대해선 의료기관 별로 이견이 있었다"며 "의원은 긴 상담을 청구하면 삭감되기 때문에 코드를 낮춰서 청구하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대학병원급은 코드를 낮춰서 청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상담 시간 변화에 대한 공통 의견으로는 환자마다 적절한 상담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시간을 명시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상담 시간 증가는 정신과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긍정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배 교수는 "수가 개편으로 개원의가 증가했고 접근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며 "신규 환자의 경우 개편 후 상담 시간이 증가했지만 기존 환자는 상담을 지속할수록 상담이 짧아지는 특성상 상담 시간 증가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개별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 의견도 나왔다. 20분 이상 면담 시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 및 50분을 초과하는 상담에 대한 세분화, 치료적 가치를 반영한 수가 옵션 등이 주요 의견으로 거론됐다.
환자들은 주관식 응답을 통해 개편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개선된 수가만큼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의료진과 상대적인 온도차를 드러냈다.
배 교수는 "환자 및 보호자 1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수가 개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반적인 만족도는 그대로 또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증가를 경험한 환자들은 20명 내외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청구자료 분석에선 정신치료 건수 증가 등의 효용이 관찰됐다.
개편 전 개인정신치료(2017.1~2018.6)는 188만여명, 1740만여건 청구에서 개편 후(2018.7~2019.12) 215만여명, 2072만여건 청구로 증가했다.
배 교수는 "개편 후 짧은 상담은 72.2%에서 62.4%로 줄어든 반면 중간 상담은 25.5%에서 34.3%로, 긴 상담 역시 2.3%에서 3.3%로 증가했다"며 "개편 후 본인부담금도 청구 건당, 인당 모두 유의하게 감소하고 복약이행도는 증가해 전체적으로 개편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들은 주로 만족도가 증가하고 상담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해 수가 개편의 목적과 부합했다는 의견이지만 정작 환자들의 체감 만족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22일 신경정신의학회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수가 정책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는 약 61%가 정신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된다. 국내 자살률이 수년 간 OECD 중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신과 전문의 등을 통한 상담 및 치료를 받은 비율은 2016년 22.2%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신건강 상담 이용률 제고 및 상담 시간 증대를 위해 정신치료 수가를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하고 인지행동치료 급여화, 환자 본인부담금 인하하는 등의 수가 체계 개편을 2018년 7월부터 본격 도입했다.
배승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개편 이후 실제 정신과 의사들이 적극적인 상담치료가 유도됐는지 정책 시행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환자/임상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건강보험 청구자료 분석, 임상의 심층인터뷰로 구성된 연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는 작년과 올해 5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청구 자료 분석은 제도 도입 전후 의료이용 및 비용을 비교하고 개편에 따른 복약 이행도와 같은 효과를 분석했다. 또 요양급여 총액 및 본인부담금에 대한 회귀 분석을 실시했다.
임상의 202명에게는 주요 청구 상담치료코드, 수가 개편 만족도, 수가 개편 이후 상담 시간 증가 여부, 실제 환자당 소요 치료시간, 인지행동치료 경험과 만족도, 수가개편 이후 환자의 경제적 부담 감소 여부, 환자의 내원 및 환자 수 증가 여부를 물었다.
먼저 빈번하게 보는 환자군은 신경증이 129명, 정신증 46명, 소아청소년 12명, 치매 등 인지장애 9명, 알콜중독 6명 등의 순이었고 빈번한 질환군(복수응답)은 우울장애가 175건, 기타 166건, 불안장애 141건, 조헌병 등 장애 69건, 양극성 및 관련 장애 62건이었다.
수가 개편 후 상담 시간 증가를 묻는 질문에 의사 76%, 환자 16%가 그렇다고 답했다. 동일하다는 응답은 환자가 71%, 의사가 23%였다. 줄었다는 답변은 환자 14%, 의사 1%에서 나왔다.
의사만을 대상으로 한 환자 내원 빈도 설문에서 증가 및 동일은 39%로 같았고 감소는 22%였다. 환자 수는 35%가 증가했다, 43%가 동일하다, 23%가 줄었다고 답했다. 진료의 질 향상에서는 72%가 증가했다, 14%가 동일했다, 13%가 감소했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배 교수는 "환자는 대체적으로 만족도,상담시간에서 동일하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의료진은 주로 만족도가 증가하고 상담 시간도 증가했다고 답했다"며 "이런 차이의 원인으로는 환자들이 변화 부분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료기관별로 긴 상담(30분 초과)에 대한 삭감에 대한 의견은 분위기가 달랐다.
배 교수는 "긴 상담 삭감에 대해선 의료기관 별로 이견이 있었다"며 "의원은 긴 상담을 청구하면 삭감되기 때문에 코드를 낮춰서 청구하는 경우가 빈번했지만 대학병원급은 코드를 낮춰서 청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상담 시간 변화에 대한 공통 의견으로는 환자마다 적절한 상담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시간을 명시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상담 시간 증가는 정신과의 문턱을 낮춘 것으로 긍정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배 교수는 "수가 개편으로 개원의가 증가했고 접근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며 "신규 환자의 경우 개편 후 상담 시간이 증가했지만 기존 환자는 상담을 지속할수록 상담이 짧아지는 특성상 상담 시간 증가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개별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 의견도 나왔다. 20분 이상 면담 시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 및 50분을 초과하는 상담에 대한 세분화, 치료적 가치를 반영한 수가 옵션 등이 주요 의견으로 거론됐다.
환자들은 주관식 응답을 통해 개편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도록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개선된 수가만큼 환자의 만족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의료진과 상대적인 온도차를 드러냈다.
배 교수는 "환자 및 보호자 10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반적으로 수가 개편에 대한 인식 부족과 체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전반적인 만족도는 그대로 또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증가를 경험한 환자들은 20명 내외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청구자료 분석에선 정신치료 건수 증가 등의 효용이 관찰됐다.
개편 전 개인정신치료(2017.1~2018.6)는 188만여명, 1740만여건 청구에서 개편 후(2018.7~2019.12) 215만여명, 2072만여건 청구로 증가했다.
배 교수는 "개편 후 짧은 상담은 72.2%에서 62.4%로 줄어든 반면 중간 상담은 25.5%에서 34.3%로, 긴 상담 역시 2.3%에서 3.3%로 증가했다"며 "개편 후 본인부담금도 청구 건당, 인당 모두 유의하게 감소하고 복약이행도는 증가해 전체적으로 개편 취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