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화 학생(차의학전문대학원 본과 3학년)
코로나 시국이 시작된 지도 어언 2년이 지났다. 어쩌면 연말에는, 어쩌면 내년에는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던 것이 어느덧 확진자수가 만명을 훌쩍 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쯤 되었을 때는 사실상 코로나에서 벗어나는걸 기대하기 보다는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느낌이랄까.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을 수치들에 이제는 놀라기 보다도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사람들의 체념은 선별진료소에도 반영된 것 같았다. 분명 처음 임시 진료소가 시작되었을 때는 천막으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광장 한 구석에 있던 것이 어느덧 컨테이너 박스로 바뀌더니 어느새 사람들을 수용할 컨테이너 박스 구조로 광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임시 진료소 뿐만 아니라 병원에도 아예 코로나만 전담으로 하는 음압 병동을 마련했으며 선별진료소도 설치해 야외에 진료소가 꾸려지게 되었다.
사실 다짜고짜 코로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최근에 코로나 선별검사를 받으러 다녀온 뒤에 느낀 점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이렇게까지 오래갈지, 창궐하게 될지 알았던 사람이 있을까 싶다. 모두가 이제는 끝나겠지, 곧 줄어들겠지 했던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급하게 구축된 행정체계, 의료 체계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에 진행되고 있었던 다른 시스템만큼은 체계적이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개개인마다 아쉬운 점은 있을 수 있다. 수납과 문진의 동선이 헷갈리는 점, 검사 결과가 느리게 나오는 점 등이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과연 의료진들과 행정을 담당해주시는 분들이 노력을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일까? 이러한 부분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의료진의 탓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이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한정된 재화와 인력 속에서 이정도 시스템 구축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기다리며, 동선이 어렵다며 안내해주시는 인턴 선생님께 짜증을 내고 문진표를 담당하는 간호사 선생님께 화를 내며 종국에는 줄이 길다며 새치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서 조금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하필 내가 방문한 날에 그런 사람이 온 것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지 않나.
코로나 관리 수당으로 하루 최대 5만원이 지급된다고 한다. 코로나 관련 업무를 한다고 기존의 업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결국 해야 하는 일이 추가되는 것이며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한계는 존재한다. 코로나 때문에 마음에 여유가 없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전에 '덕분에'라고 했던 것처럼, 다들 조금은 배려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존중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