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훈 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연구진 전국 단위 코호트
당뇨병 유무와 무관…BMI 18.5 미만 위험 증가 관찰
체질량 지수(BMI)가 낮을 수록 급성 췌장염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BMI가 높았을 때 보다 낮았을 때의 발병 위험도가 더 높은 만큼 무엇보다 췌장염 발병 고위험군에서 적정 체중 유지가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서울국제소화질병질환심포지엄(SIDDS 2022)에서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최영훈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등 8명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전국 단위 코호트 조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췌장염이란 소화기관인 췌장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과도한 음주나 외상, 담석에 의한 췌장관 폐쇄 등으로 발현된다. 제2형 당뇨병은 급성 췌장염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혈당 상태 및 BMI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불명확했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혈당 및 BMI에 따른 급성 췌장염 발현 위험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 단위 코호트 조사를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 데이터에 등록된 391만 2496명의 대상자를 2009년 선별, 2018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급성 췌장염 위험비(Hazard Ratio, HR)는 BMI에 따라 U자 형태의 곡선으로 그려 저체중 및 과체중에서 위험 증가를 나타냈다.
당뇨병 환자에서 BMI 지수가 18.5 미만일 경우 위험비는 1.84, BMI 지수 18.5~22.9는 1이었다. BMI 지수 18.5~22.9를 정상 기준으로 놓고 비교하면 BMI 지수 18.5 미만의 저체중 환자들에서 급성 췌장염 발현 위험이 84% 증가한다는 뜻이다.
이어 BMI 지수 23~24.9는 0.73, 25~29.9는 0.79, 30 이상은 0.83으로 오히려 체중 증가가 소폭의 위험 감소 경향성을 보였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에서는 BMI 지수가 18.5 미만일 경우 위험비가 1.38이었고 이어 18.5~22.9는 1, 23~24.9는 0.861, 25~29.9는 0.96, 30 이상은 1.24이었다.
나이, 성별, 음주/흡연 여부,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유무 등으로 위험비를 조정한 결과에서도 췌장염 최고 위험은 BMI 지수 18.5 미만군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당 상태에 따라 ▲정상 FPG(공복혈당) ▲공복혈당장애 ▲신규 제2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발병 5년 미만 ▲제2형 당뇨병 발병 5년 초과로 나눠본 결과 혈당이 지표가 악화된 환자일 수록 저체중에서의 위험비 상승이 관찰됐다.
제2형 당뇨병 발병 5년 미만 환자중 BMI 지수 18.5 미만인 경우 급성 췌장염 발현 위험은 451%, 5년 초과인 경우 414%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저체중인 상황은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급성 췌장염 발병 위험을 높인다"며 "오히려 당뇨병이 없는 저체중에서 급성 췌장염 위험비는 1.67로 당뇨병 환자의 1.31보다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임상의들이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때 과체중만큼이나 저체중에서 급성 췌장염 발병 위험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