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서면질의 답변 통해 보건의료 정책방향 제시
비대면진료 취약지·만성질환 상시관리 제도화 추진
오늘(3일) 인사청문회에 나서는 보건복지부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필수의료 분야 의사인력 확충 추진 의사를 밝혔다.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논의가 뜨거웠던 보건부 독립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임상현장의 외과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필수의료 분야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면서도 기존 복지부 정책 방향을 유지한 채 향후 계획을 내놨다.
정 후보자는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보건의료분야 쟁점 및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더불어 향후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보건의료 핵심 추진 과제 = 정 후보자는 중점 추진과제로 ①코로나19 일상회복과 더불어 재유행 및 신종감염병 대응체계 개선 ②돌봄과 의료가 융합된 수요자 중심의 보건복지체계 혁신 ③필수의료 지역 완결형 보건의료체계 구축 ④지속가능한 노후소득보장체계 사회적 합의 추진 ⑤취약계층 보호 ⑥미래먹거리 바이오헬스 산업 및 디지털헬스케어 육성 등을 꼽았다.
보건의료 분야 현안에 대해서는 일차의료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보건소 등 지역보건의료체계 개선, 적정 의료인력 양성 및 역량 강화,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 필수의료 중심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간호법에 대한 입장 = 최근 의료계 핫이슈인 간호법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입법 과정에서 의료현장의 갈등이 생기면 국민들의 의료이용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어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수술실 CCTV법에 대한 입장=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수술실 CCTV법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시각차가 첨예했던 만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리수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해서는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부분으로 CCTV법을 기반으로 실행방안을 충실히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코로나19 방역정책 추진 계획= 정 후보자는 현 정부의 방역정책에는 전문가의 과학적 의견 반영이 다소 부족했음을 언급하며 앞으로 민간 전문가 중심의 독립적 위원회를 구성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방역체계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위원회 신설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일각의 지적처럼 옥상옥이 아닌 효율적인 의사결정 기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로나19 이슈로 급부상한 보건부 독립 관련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조직 전체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인만큼 조직 개편 논의가 적절치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후보자는 의료현장의 경험을 비춰 볼 때 건강과 복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행 체계의 장점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공공·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 정 후보자는 외과 전문의 출신으로 필수의료분야 전공의 기피현상에 대한 해법으로 특단이 대책이 시급하고 적정 수가보상, 수련비용 지원 필요성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더불어 공공병원 확대 및 역량 강화 등을 지속 추진하고 의료체계 전반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개원가 초미의 관심인 비급여 관리대책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비급여 진료비 공개 제도는 물론 비급여보고 제도, 사전설명제도 내실화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그는 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즉 문재인 케어에 대해 국민 의료비 부담은 줄고 중증질환 및 취약계층 보장률은 상승했지만 비급여 관리는 부족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보장성 강화는 계속 추진하며 특히 중증환자, 분만 등 필수의료와 어린이,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의료계 고질적인 과제인 대형병원 환자 쏠림에 대해서는 지역 임상 의사로 근무하면서 의료인력과 필수의료 부족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역 의료격차 문제를 해소하고자 의료인력 양성, 인프라 확충,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다각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공공의대·의사증원에 대한 입장 = 의료계 뜨거운 감자인 공공의대 및 의사증원에 대해 정 후보자는 한국 의사 수는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부족하며 의사 수 증가율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료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감염병 상황에서 의료인력은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진단했다.
정 후보자는 의사인력 부족의 원인을 인력배치의 불균형으로 수도권과 인기과목 위주의 쏠림을 지적했다. 특히 지방과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그는 향후 의료계와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지역·필수·공공분야 의사인력 확충방안을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의대정원 확대는 20년 의정합의에 따라 코로나19 안정환 이후 의료계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총파업에 대한 입장 = 2020년 의료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의사 총파업과 관련해서는 의사는 보건의료정책 당사자로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소통과 대화를 통해 협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고 앞으로 의료계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2020년 의사 총파업 당시 동참하지 않았으며 의사단체가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했다.
당시 의사인력 확충 방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증원 방안을 발표하는 것을 두고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였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적절한 표현수단이 아니라고 봤다.
■비대면진료 등 미래먹거리 창출에 대한 입장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차원에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비대면진료에 대해 정 후보자 또한 긍정적으로 판단, 제도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비대면진료 대상은 감염병 대응 및 의료취약계층·취약지역의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와 만성질환자의 상시적 건강관리로 국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수가 수준은 비대면진료의 난이도, 진료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며 조제약 전달 방법은 비대변진료 제도화 검토 방향에 맞춰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최근 마이데이터를 통한 의료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도 환자 본인 주도의 의료데이터 활용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개인정보의 민감성 등 의료데이터 특성을 고려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표준화, 품질관리 등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비대면협진 및 진료 허용을 골자로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비대면진료의 법적 기반 마련이라는 취지를 공감했다.
원격모니터링에 대해서도 만성질환자의 상시적 건강관리 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대상 질병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최근 논란이 뜨거운 공적전자처방전달시스템 도입에 대해 환자 편의성 증진 및 약국 업무 체계화를 위해 전자처방전을 표준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현재 관련 민간업체가 존재하는 만큼 공적 시스템 도입 필요성은 면밀하게 검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입장 = 이와 더불어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규제개혁과 관련해서는 건강, 질병 등 개인 민감정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안전한 데이터 활용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우려가 있으니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시행하자는 얘기다.
정 후보자는 의료데이터 활용 확대, 보건의료 디지털 대전환 등 새로운 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은 세계 2위 바이오 생산능력을 비롯해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인 지원으로 제약,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