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검증 빠진 정호영 청문회…여·야 힘겨루기로 결국 파행

발행날짜: 2022-05-03 21:30:14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청문' 대신 '고발' 필요하다는 입장
    국민의힘 의원들 "신상털기·사퇴 압박·퇴장 행보에 실망"

오늘(3일) 열린 보건복지부 정호영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자녀 의대편입 특혜 등 각종 의혹을 검증하는데 집중됐다.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검증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문회 시작과 함께 정 후보자 관련한 의혹을 제기에 집중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오후 7시경 후보자의 태도와 자료제출 거부, 거짓 해명 등을 문제 삼으며 퇴장하면서 파행으로 치닫았다.

정호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습. 사진: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거짓 해명성 답변을 계속 듣고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이는 청문이 아닌 고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는 "복지위에서 지난 2년간 이렇게 일방적으로 퇴장하는 것은 처음이다"이라며 "퇴장할 사유 없다고 본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종성 의원도 "실망스럽다. 하루 종일 정책질의는 5%에도 못미쳤다. 상당부 신상털기에 그쳤다"며 "증인까지 앉혀놓고 퇴장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정된 청문회 일정은 진행해야한다고 본다"며 속개할 것을 촉구했으나 오후 7시경 정회한 청문회는 현재(오후 9시 30분)까지도 속개하지 못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후보자 감싸기에 나서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를 향해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최종윤 의원은 "법적으로 위법 여부와 무관하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면 이 자리에 앉아있으면 안된다"라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정춘숙 의원 또한 "이 자리가 나에게 적합한지 생각해 보라"며 "자료 등을 비춰볼 때 공직 후보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호영 후보 3일 청문회 모습. 사진: 전문기자협의회 공동취재단

김성주 간사를 비롯해 고민정, 강선우, 신현영 의원은 정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거듭 지적했다.

보건복지위원들의 의혹을 제기에 정 후보자는 자녀는 물론 각종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에 나서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그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매는 것이 이처럼 오해를 불러 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의혹과 관련해 거듭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도 조절을 요구하면서 여야 의원들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기윤 의원은 "사퇴를 종용하다보니 후보자가 긴장을 했다. 인간적으로 연민을 느낀다. 인격적인 측면 존중하면서 질의하는 것도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라고 본다"며 정 후보자를 감쌌다.

이종성 의원은 "정 후보자의 신상 관련 질의만 나와 안타깝다"고 이용호 의원은 "사실상 결정적인 것은 없었다"며 후보자를 두둔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위원장 또한 "오늘 파행된 것은 유감"이라며 "2, 3차 질의에서는 정책 질의가 있었으면 했는데 보건복지 전반에 걸쳐 충분한 질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는 오전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저와 제 가족에 대해 제기된 논란으로 국민들과 위원에게 심려를 끼쳐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밝히고 복지부 장관으로서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유행 안정화 ▲지역 완력적인 필수의료 제공체계 구축 ▲의료와 돌봄 융합 보건복지서비스 ▲지속가능한 노후보장체계 구축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및 디지털 헬스케어 국민건강 향상 등을 중점 추진 사업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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