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회장 "노인가산, 소아가산 수준으로…의협 주도해야"
노인성 질환 이외 노년층 우울증·자살 등 사회현상 관심 강조
대한노인의학회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점진적인 노인정책의 필요성과 함께 '노인 가산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대한노인의학회는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14%를 넘어서고, 2060년엔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짚었다. 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계가 노인성질환 뿐만 아니라 사회현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노년층인구의 소외감, 안락사 등 정신적 문제가 심화했다고 진단하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본회 방향을 '질환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대한우울자살예방학회가 창립된 것도 알렸다. 이를 통해 노인 우울증 및 자살 문제에 대한 그동안의 우려 관련 교육을 진행해 일선에서 노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 경증 우울증 치료제에 대한 처방기한제한이 철폐될 가능성이 커진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노인영양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예방단계에서 노인건강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부와의 협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를 향한 메시지도 있었다. 노인문제는 비용소모가 커 이전 정권이나 일본 사례처럼 시작부터 퍼주는 방식을 채택하면 향후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이 온다는 우려다. 더욱이 노인정책은 청년층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인 만큼, 연금처럼 점진적이고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노인의학회 김용범 회장은 "젊은 사람은 줄고 노인은 늘어나 노인진료는 필수의료다. 다만 어떤 정권이나 일본처럼 퍼주는 식의 전략은 미래의 젊은 사람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제 젊은 사람 한 명이 노인 한 명 감당하게 될 것인데 이를 잘 고려해 정책결정을 해 달라. 실적을 내려고 속도를 내는 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노인 가산 수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인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진료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기실에서 환자를 호출하는 현재 방식이 이 같은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노인은 귀가 어두워 호출을 듣기 어렵고 스마트폰 등에 집중하는 경우 진료실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노인환자와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또 이번 진찰료 협상에서 노인의료비 관련 언급이 없었던 것을 전하며 계속적으로 인상을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든 과에서 노인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범의료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인가산 방식으론 소아가산처럼 65세 이상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맞다고 전했다. 가산율은 소아가산과 동일해야 한다면서도 우선은 가산 자체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비율이 높지 않아도 생기기만 하면 추후 인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모든 과에 노인환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의협에서 주도적으로 나서 65세 이상 환자에 대한 가산 수가를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며 "다만 반대 목소리도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현장에서 꼭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인의학회는 상임이사진 재개편 소식과 함께 차기 회장으로 대한신경과의사회 이창훈 고문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경과와 비신경과가 서로 윈윈하는 방향으로 학회를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그동안 코로나19 여파로 노인이슈 대응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이번 춘계학술대회를 기점으로 이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춘계학술대회에는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육과정으론 전문영역인 감각기관 질환에 대한 지식 공유, 포스트코로나 정리를 위한 호흡기질환, 우울증 등 세션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