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초대석]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이동훈 정보이사
아토피 치료제 교차치료 한계…급여 사각지대 해소 강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시장이 확장되면서 환자들이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토피피부염의 삶의 질, 질병부담이 만성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급여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독주하던 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 치료제 시장에 JAK 억제제 계열 신약이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국내 아토피피부염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JAK 억제제 계열 치료제가 급여권에 진입한 가운데 여기에 듀피젠트와 1:1연구를 진행한 JADE DARE 연구를 앞세운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가 출시되면서 아토피를 치료의 접근법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이동훈 정보이사(서울대병원 피부과)는 아토피 치료제가 늘어난 만큼 환자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접근과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은 지난 2019년 약 799억원을 달성했으며, 2024년에는 약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다르게 바라보면 아토피 환자수의 증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치료제의 등장으로 기존에 치료를 받지 않던 중등증, 중증 아토피 환자의 치료로 연결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정보이사는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이 갑자기 치료제 선택의 폭이 늘어서 증가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다만 기존에 치료를 받지 않던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자 하는 측면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거 아토피 치료 시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에 따른 문제 발생 위험으로 치료를 안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표적치료제의 출시와 일부 치료제의 산정특례 적용으로 치료 환경이 나아졌다는 게 그의 평가.
"아토피 치료 시빈코 급여제한 불구 처방 경험 누적"
올해 아토피 치료제와 관련해서 주목할 변화는 JAK억제제 계열 치료제의 급여진입과 지난해 말 허가를 받은 시빈코의 출시다.
그간 시빈코는 듀피젠트와 직접 비교임상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실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해 왔다.
이 정보이사는 "JADE DARE 연구는 시빈코와 두필루맙의 직접 비교 임상인 만큼 추후 처방에 있어 해당 연구가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교차 치료가 허용되지 않고, 시빈코는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추후 JADE DARE 연구는 매우 의미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빈코는 아직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를 통과해 제약사의 의지에 따라 빠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는 급여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한 만큼 상대적으로 타 치료제 대비 우선 선택지에서 밀려있는 것도 사실. 이 정보이사는 아직 JAK억제제간 급여 교차 치료가 안 되는 상황에서 가려움증 개선과 빠른 효과면에서 처방 경험을 쌓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빈코가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 기준(EASI, Eczema Severity Index) 75%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EASI-75)을 비롯해 EASI-90까지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에서도 한 4주째 굉장히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조금 빨리 효과를 원하는 환자, 질병 부담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정보이사는 시빈코가 급여권 진입을 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신규환자와 다른 치료제 사용 이후 교차투여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정보이사는 "임상시험을 통해 예상되듯이 시빈코 투약 후 2주 후에 굉장히 효과를 보이고 아직은 약제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처방하기는 어렵다"며 "2주 정도 복용해본 후 추가 처방을 하는데. 계속 복용을 해도 효과가 잘 유지 되고,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JAK 치료제 옵션 다변화 불구 교차치료 한계
아토피 치료제가 JAK억제제 계열을 중심으로 옵션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우선순위에 대한 가이드라인 설정이 어렵고 급여 차원에서도 교차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히고 있다.
결국 임상현장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에 어떤 약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정보이사는 "공동의사결정을 통해 각 JAK 억제제에 대한 효과, 부작용을 설명하고, 치료제 선택은 환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이 방식은 이전에도 진행해왔지만 JAK 억제제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더욱 더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교차 치료가 안 되기 때문에 약을 변경하려면 잠시 휴지기를 갖고 또 조건에 맞아야하는 등 환자는 불편하고 괴로운 상황이다"며 "따라서 보이는 것 자체는 중등증이겠지만 실제로 괴로워하는 거는 중증 못지않은 경우도 급여에 포함이 돼야 된다"고 말했다.
이 정보이사는 물론 아토피학회가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치료제에 대한 개별화다. 최근 표적치료제가 많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어떤 약이 어떤 사람한테 맞는가를 알아보는 개별화 접근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
이 정보이사는 "약제 반응 여부에 따라 일종의 바이오마커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도 관련해 연구를 진행을 하고 있다"며 "현재 TFT팀에 속해 있으며 한국 환자 대상 더 적절한 약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정보이사는 아토피 피부염의 삶의 질이나 질병부담이 만성질환가 크게 다르지 않는 만큼 소아청소년 아토피 환자와 같은 사각지대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아 청소년의 급여가 빨리 진행이 되지 않아 환자들이 괴로워하면서도 치료제 비용의 부담으로 18세까지 질환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보험 확대는 시급하고 환자 또한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만큼 치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