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접종 개선건의 ‘소귀에 경 읽기’

강성욱
발행날짜: 2004-09-24 06:42:34
  • 질병관리본부, 대공협 건의에도 기존 ‘동별 구분 접종’ 방침 고수

최근 접종대란을 우려한 공보의협의회가 개선대책을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건의함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측에서는 별다른 개선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의과대표 김형수, 이하 대공협)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올 하반기 독감백신 접종계획과 관련해 대공협이 각 부처에 발송한 접종 실태 개선 요구 공개서한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공협은 보건소 독감백신 접종인원이 집중 접종기간에는 공보의 1인당 4천~6천명에 달하는 등 사실상 정상적인 백신 접종이 불가능하다며 복지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다.

대공협은 공개서한에서 기존부터 제기돼 왔던 문제점 중 어느 한 부분도 해소되지 않은 채 올해부터 50세 이상, 6개월~23개월 소아로까지 대상인원이 확대돼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의 개선을 위해 대공협은 △ 민간 의료기관 백신공급가를 인하해 접종 인원 분산 △ 보건소 예진의사 1인당 적정 인원(1일 2백~3백명) 준수 △열적외선 카메라 등 유휴 장비를 적극 사용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이같은 제도 개선이 불가능할 시 보건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접종 예약을 받아 인원수를 조절할 것을 차후 재차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의 공식답변은 아직 대공협측에 전달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 방침 또한 변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0월 중순이후부터 11월까지 530만명의 환자에게 독감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며 “인원이 집중될 수 있으니 동 단위 혹은 단체 단위로 계획을 세워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배포 내용이 질병관리본부의 방침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해 사실상 대공협의 건의는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대공협은 “질병관리본부 담당자들이 접종 현실을 모른 채 지시만 내리는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읍, 면, 동 단위의 경우 인구수가 적은 시골에서야 가능하지만 인구 30만 이상 중소도시에 보건소가 한 곳에 불과한 지역의 경우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다른 개선안이 불가능하다면 기존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해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아 인원수를 통제하는 방법이라도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백신접종 업무에 조그마한 성의라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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