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대학병원 교원 채용 시즌…의대교수 판도 바뀐다

발행날짜: 2024-11-04 11:58:13
  • 지방 대학병원 젊은의사들, 수도권 대거 이동 '쏠림' 가능성
    하늘의 별따기 '전임교원' 기준 완화…하향 평준화 될라 우려도

대학병원 교원·팰로우 임용 시즌이 돌아오면서 의사인력 대이동이 예상된다. 특히 지방 대학병원 교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도 교원을 선발하고자 전국 대학병원들이 교원 및 임상강사 초빙 공고를 진행 중이다. 매년 돌아온 교원 임용 시즌이지만 전공의 공백 상태에서 진행하는 탓에 상당한 변화가 엿보인다.

■대학병원 젊은교수들, 수도권 대거 이동

현직 대학병원 교수들은 이번 계기로 지방을 지켜온 의과대학 교원들의 수도권 쏠림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상교원 초빙 공고가 본격화 되면서 일선 병원들은 지방 국립대병원을 비롯해 지역거점병원 의대교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 수도권 병원으로 이동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대학병원 교원 및 임상강사 초빙 공고가 한창인 가운데 이후 수도권 의료진 쏠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보직자는 "말은 의료진 이동이지만 사실상 수도권 대학병원 쏠림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도권 대학병원 전임의 중 지방 출신 의료진은 지방대학으로 복귀하는 것을 고려하는 경우가 꽤 있었지만 이번 사태로 수도권에 정착하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으로 병상 수를 줄이긴 했지만 중증도를 높여야 하고, 내년에도 전공의가 없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상당수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교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한 의대교수는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지방 대학병원 임상강사 등 젊은의사를 대상으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수도권으로 이동을 고민하는 동료들이 꽤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권 대학병원들은 당직 의사 채용을 통해 교수들의 업무 로딩을 줄인 반면 지방 대학병원은 여전히 당직으로 인한 피로도가 높다"면서 "그런 점에서도 수도권으로 이탈 러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대학병원 보직자는 "내년도 교원 선발 과정을 거치면서 병원 내 판도가 또 한번 흔들릴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 하늘의 별따기 '전임교원'…기준 완화?

올해 의대증원 사태로 전공의 공백이 커진 상황에서 실시하는 전임교원 선발은 기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 SCI급 논문 기준 등 엄격한 잣대를 갖추고도 국립대병원 전임 교원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하지만 정부가 지방 국립대병원 교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문 등 선발 기준이 크게 완화됐다.

지방 대학병원 한 교수는 "과거 전임교원이 되기까지 최소 10년이상의 시간이 걸렸지만 내년에는 전임의 3~4년차도 전임교원이 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전임교원의 임상 및 연구 역량이 과거 대비 저조한 의료진이라도 전임교원이 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를 두고 의과대학 일각에선 전임교원 수준이 하향평준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다만, 명함은 전임교원이라도 실질적으로 '전임의' 업무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더 문제는 지방 국립대병원에 전임교원을 늘렸지만 실질적으로 환자를 진료할 의사 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정부가 전임교원 35명 정원을 확대했지만 기존 임상강사 30명을 전임교원으로 전환하고 5명은 기초의학 분야에서 선발 예정이다. 즉, 환자를 진료할 새로운 의료진이 충원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국립대병원 한 교수는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은 의대교수의 질은 물론 교원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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