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혈압 진단기준 135/85mmHg 불충분…"60% 환자 놓쳐"

발행날짜: 2024-11-08 12:18:04
  •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서 가정혈압 진단 기준치 변경 효용 분석
    현재 진단 기준서 가면고혈압 63.2% 달해…변경시 정확도 87.8%로 향상

8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가정혈압의 진단 기준 변경의 효용에 대해 논의했다.

135/85mmHg 이상으로 설정된 가정혈압의 고혈압 진단 기준치를 130/80mmHg 이상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기준치로는 가면고혈압을 제대로 걸러낼 수 없지만 130/80mmHg를 적용했을 땐 정확도가 87.8%로 향상되는 등 위험 환자에 대한 조기 선별이 가능하다는 것.

8일 대한고혈압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가정혈압의 진단 기준 변경의 효용에 대해 논의했다.

병원에서 측정하는 혈압은 긴장감, 스트레스에서 유발되는 '백의 고혈압' 현상으로 인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가정혈압은 병원 방문 시점에만 혈압을 측정하는 일시적인 측정 대비 더 많은 데이터를 산출하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혈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가정혈압의 고혈압 진단 기준치는 135/85mmHg 이상으로 설정돼 있지만 문제는 해당 값이 정확한 진단 정확성을 보장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는 점.

'가정혈압 135/85mmHg 대 130/80mmHg의 임계값 비교'를 발표한 동국대일산병원 심장혈관내과 이무용 교수는 "여러 국제 지침에서는 가정혈압의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고 있으며, 135/85mmHg가 아닌 더 낮거나 높은 기준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내 진단 기준 역시 국제 기준과 합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 기준의 재고 필요성을 주장했다.

동국대일산병원 심장혈관내과 이무용 교수

그는 "가정혈압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하면 불필요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지나치게 완화된 기준은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며 "이에 가정혈압의 기준치를 130/80mmHg로 낮췄을 때 고혈압 진단의 정확성이 개선되는지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4개 센터에서 등록한 255명과 단일센터에서 등록한 391명까지 총 646명을 대상으로 측정 값 변경 시 실제 진단 환자의 변화가 생기는지 분석했다.

진료실혈압은 5분 휴식, 1분 간격으로 3번 측정해 평균을, 가정혈압측정은 아침, 저녁으로 각 3번씩 측정했고, 활동혈압은 30분 간격으로 하루 동안 측정했다.

분석 결과 가정혈압을 135/85mmHg 이상으로 설정했을 때 민감도는 72.3%, 특이도는 81.8%, 정확도는 73.1%로 분석됐고, 130/85mmHg 이상으로 설정했을 때는 각각 77.8%, 74.5%, 77.6%으로 나타났다.

반면 130/80mmHg 이상으로 설정한 경우는 민감도가 89.5%, 특이도가 69.1%, 정확도가 87.8%로 상승하는 것이 관찰된다.

이무용 교수는 "135/85 기준에서는 가면고혈압 63.2%에 달한다"며 "다시 말해 불과 36.8%만이 고혈압 진단을 받아 대다수는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130/80으로 낮췄을 때 가면고혈압은 30.3%로 줄어들어 숨어 있는 고혈압 69.7%가 진단되기 때문에 위험군을 놓칠 확률이 굉장히 줄어든다"며 "따라서 진단 기준치를 130/80mmHg로 낮춰 진단 정확성을 높이거나 아니면 130~134/80~85mmHg를 그레이존으로 설정해 좀 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기준치 완화를 통한 치료 대상자의 급격한 증가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상자가 늘어나면 치료 약제 사용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를 우려하지만 이런 관념을 바꿔야 한다"며 "고혈압 진단 시 무조건 약부터 써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진단 초기부터 관심을 환기해 생활습관 개선을 추구하면 이것이 보다 비용-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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