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진단기준 BMI 25→27 조정, 시대 역행하는 발상"

발행날짜: 2024-11-14 12:03:00
  • 대한비만학회 성명서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 관련 비판
    사망률 외 동반질환 ·합병증 등 종합 고려해야…"현행 기준 유지 적절"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이 사망률을 근거로 체질량지수(BMI) 기준 비만 진단기준을 현행 25kg/m²에서 27kg/m²로 상향하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에 대한비만학회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BMI 25kg/m²에서 사망위험이 가장 낮은 것은 맞지만,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예방 및 BMI가 증가함에 따라 비만 동반질환의 발생률이 일정하게 증가하는 경향성을 고려할 때 현재 기준이 더 합리적이라는 것.

대한비만학회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동반 위험을 선별하기 위해 비만 진단기준을 반드시 현재의 BMI 25 kg/m²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앞서 건보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2024년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비만 진단기준을 BMI 25kg/m² 이상에서 최소 27 kg/m²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BMI와 총사망(all-cause mortality)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BMI 25kg/m²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는 점에서 그 이상으로 기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

학회는 "이는 전문가 단체인 대한비만학회 및 유관단체와 논의된 바 없는 내용으로 비만 진단기준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처음 밝혀진 것은 아니고 이전의 2006년 국내 공단 자료를 이용한 추적 연구에서도 제시된 바 있고,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서 BMI 25 kg/m²이상부터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진단을 위한 BMI 기준점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함께 고려해 왔다"며 "비만 관련 만성질환 위험이 BMI 25 이상에서 증가하기 때문에 비만진단기준 25 kg/m²이상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학회가 비만 진단기준을 설정함에 있어 사망률이 아닌 비만 동반질환을 고려한 것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는 목적과 함께 체질량지수가 증가함에 따라 비만 동반질환의 발생률은 비교적 일정하게 증가하는 반면, 사망률은 연령, 건강상태, 흡연, 사망 원인 등 집단 특성과 추적기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

학회는 "비만학회가 발간한 2024 비만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2년 공단 일반검진 수진자를 10년간 추적한 결과 BMI와 모든 사망, 암 사망, 순환계통 사망위험이 U자형 관련성을 보였다"며 "정상체중에 비해 비만전단계(과체중) 및 1단계 비만(BMI 25-29.9kg/m²)에서는 사망위험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학회는 "그러나 2형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은 BMI가 증가할수록 높아졌고, 정상체중에 비해 비만전단계부터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며 "갑상선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 췌장암, 담낭 및 기타 담도암, 신장암의 발생 또한 비만도에 따라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형당뇨병 발생 위험은 정상체중에 비해 비만전단계에서 1.55배, 1단계 비만에서는 2.4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과 중국의 비만 진단기준인 BMI 30, 28 이상도 2형당뇨병 발생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기준으로 정립됐다는 게 학회 측의 주장.

학회는 "특히 우려되는 점은 20~50대 젊은 연령층에서 비만 유병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연령층은 기대여명이 길고 질환 발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으나 비만전단계부터 2형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및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고령층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하며, 이로 인한 사망 또한 비만전단계에서부터 증가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학회는 "비만의 진단 목적은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우려를 반영해 비만 진단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며 "최근 유럽비만학회는 BMI 25 kg/m²이상에서도 허리둘레-신장 비율이 0.5를 초과하거나 동반질환이 있을 경우 비만으로 진단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해당 BMI 기준을 27kg/m² 로 제시한 것보다 더 낮춰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비만 진단기준을 상향하는 것은 비만 관련 동반질환 및 합병증 예방을 통한 국민 건강 증진 목표에 역행하는 제안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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